(아주경제 황인성 기자)한때 동북아 삼국 일본과 중국 그리고 한국은 일본 위정자의 잘못된 생각 때문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대동아 공영권이라는 그릇된 사상을 앞세운 일본은 한국을 합방했으며, 중국과 소련 그리고 미국과 차례로 전쟁을 벌였다.
아시아의 맏형인 일본이 동생인 다른 아시아 국가를 이끌어간다는 대동아 공영권은 아시아인의 인생을 망가뜨렸다. 영화 '마이 웨이'는 방황하는 한국과 일본 젊은이를 통해 역사의 아픔을 그려냈다.
일제 식민지 시대 조선의 마라톤 선수 김준식(장동건)과 타츠오(오디기리 조)는 어린 시절부터 경쟁관계였다. 두 사람은 서로 적대감을 키워간다. 결정적인 사건으로 갈등은 폭발한다. 타츠오가 존경하던 할아버지가 사제 폭탄물로 인해 사망한 것. 우편물로 위장된 폭탄을 전달한 것은 김준식의 아버지다. 이후 타츠오와 김준식은 서로를 증오하게 된다.
영화는 정치적인 사건을 관통한다.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탄 쾌거는 조선인에게 후련함을 선사했다. 하지만, 일본인에게 는 2등 신민의 반란으로 비칠 뿐이다. 강제규 감독은 두 주인공이 마라톤 선수라는 설정을 통해 역사의 갈등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갈등만 그려냈다면 영화는 평범했을 것이다. 강제규 감독은 과감히 한국과 일본을 화해시킨다. 탱크를 앞세운 소비에트군의 포로가 된 타츠오와 김준식은 수용소에서 함께 생활한다. 이때 감독은 이종대(김인권)를 이용해 일본인과 조선인의 상황을 역전시킨다.
안똔이라 불리며 포로수용소에서 작업반장이 된 이종대는 자신을 괴롭히던 일본군을 몽둥이로 때린다. 언뜻보면 통쾌한 상황이지만, 감독은 인간의 폭력성을 극한까지 그려내며 관객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살기위해 친구마저 팔아넘지는 안똔과 친구의 변절에 실망하는 김준식 그리고 포로 수용소에서도 일본군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타츠오의 모습을 통해 감독은 모두 피해자라고 말한다.
김인권은 탄탄한 연기로 작품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독일군과 소비에트군의 전쟁에 끌려가 소비에트 만세를 외치는 안똔의 모습에서 살기위해 발악하는 인간의 본성을 읽을 수 있다.
총 제작비 270억원에 육박하는 영화는 웅장하다. 하이라이트는 극적으로 화해한 김준식과 타츠오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하는 장면이다. 한국영화 최초로 시도된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기존 할리우드 영화와 달리 독일군의 시점에서 그려진다.
흘러흘러 독일군으로 복무하게 된 두 사람에게 영웅심리는 없다. 두 사람은 그저 고향에 돌아가 가족을 만나고 싶을 뿐이다. 감독은 마지막 장면에서 포화를 뚫고 달리는 두 사람을 조용히 따라간다. 과연 김준식과 타츠오는 안식을 찾을 수 있을까. 12월22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