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주요 금융기관 및 은행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14일 서울 소공동의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2 경제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오석태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한국 경제는 해외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내수의 상대적인 강세 덕분에 경기 둔화의 정도가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내년 경제 성장률에 대해 정부와 한국은행은 3.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8%, 삼성경제연구소는 3.6%의 전망을 내놨으며,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평균 3.4%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이코노미스트는 “연말연시 성장률이 낮아져 내년 초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이를 감안해서 전망한 것”이라며 “올해 3.5%에서 내년 3.0%로 하락한 후 2013년에 4.0%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의 불황과 미국,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해 수출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반면 국내 고용시장과 가계신용(부채)의 강세가 소비를 늘리면서 내수가 성장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시장과 가계신용 분야가 올해 전혀 둔화기미를 보이지 않은 데 따라 강세를 지속할 것이며,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실질소득을 증대시켜 소비 심리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오 이코노미스트는 “가계 부채의 지속적인 증가세가 내수를 지지할 것이며 이는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내년에도 계속 증가한다는 의미”라며 “당국이 이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높은 자영업자의 비율이 가계부채 문제를 야기해, 고용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전체 노동인력 중 자영업자 비율은 선진국보다 높은 24%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은 내년에 3%대에서 안정되면서 차츰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해 은행 측은 채소 및 돼지고기 가격의 정상화, 세계 경기전망 악화에 따른 국제 유가 하락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집세의 꾸준한 상승, 원화 약세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3% 아래로 내려오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 대해 은행은 내년 2분기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증가하는 경기 하방 위험에 대응해 내년 2분기,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경기 둔화 및 물가 안정의 확실한 신호가 나오기를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국제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줄이겠지만, 가계부채 및 물가 우려가 지속되는 한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정상화 과제는 2013년으로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의 경우 올해 1155원 수준에서 내년 1분기 12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2분기부터 세계 경기 불안이 완화되면서 연말에는 10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2013년 1040원, 2014년 1025원으로 차츰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재정위기는 향후 몇년간 논란이 계속될 것이나,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이 내년 3, 4월경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