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란의 지정학적 위험이 현실화되면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를 순식간에 넘어설 수 있어 유가 급변동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4일 국내 민간경제연구소와 증권사 리서치센터 등에 따르면 내년 국제유가는 이란의 지정학적 위험요소와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제 진전상황에 따라 등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내년에 두바이유의 가격이 배럴당 104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세계경기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신흥국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리비아 사태 해결로 원유 생산량이 늘고 있고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에도 석유가 제외될 수 있다는 점도 반영한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세계경제의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두바이유의 내년 연평균 가격이 배럴당 95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삼성·우리투자·한국투자·현대증권 등 국내 5대 증권사의 원자재 전문가들도 세계경제 위축과 리비아 석유공급 재개 가능성을 들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내년에 연평균 100달러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 김화년 수석연구원은 “수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유럽 재정위기이지만 공급측면에서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란 사태가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박사는 “내년 유가의 최대 변동성 요인은 지정학적 위험이다. 이란 핵개발에 따른 국제적 갈등이 고조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유가는 단시일 내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유럽재정위기가 진정되지 않고 더 심화하거나 세계의 성장엔진인 중국경제마저 활력을 잃는다면 유가는 배럴당 60∼70달러까지 급락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금값은 경기불안 지속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해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더 오를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금값은 내년에 좀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온스당 1,900∼2,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