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9일 “가능한 한 빨리 박근혜 전 대표에게 넘기려고 한다”며 “지금 시간이 없다. 그래야 당도 빨리 자리를 잡는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홍준표 대표의 이날 사퇴에 따라 나경원 최고위원이나 자신이 당대표 권한을 대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두 의미가 없다”고 말해 ‘박근혜 체제’로의 신속한 전환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의견수렴을 위해 다음주 의원총회를 소집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즉답하지 않은 채 “아무튼 빨리 진행시키려고 한다”고만 답했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전면 등장에 앞서 고심을 거듭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과 달리 당의 변화가 과감하면서도 전광석화처럼 조속히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에서 비롯된 당 이미지 실추를 극복하고 ‘홍준표 체제’ 와해에 따른 지도부 공백을 신속히 해소함으로써 4개월 뒤 총선대비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 실질적 최대 주주이자 유력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선거대책위원회, 재창당위원회 등의 당 비상기구를 이끌며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는 시점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르면 내주 중 박 전 대표가 입장을 표명하거나, 당 후속체제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친박(친박근혜) 진영은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