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고덕시영 아파트 이주를 앞두고 강동구 일대 전셋값 상승이 예상된다. 사진은 고덕시영현대 아파트 전경. |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가을 이사철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던 서울 전세가격이 동쪽부터 심상치 않다. 다음달부터 강동구 고덕지구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11일 고덕시영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고덕시영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26일 관리총회를 끝으로 다음달 중 이주에 돌입한다. 재건축 기간 동안 머물 곳을 찾아 2500여가구가 본격적으로 이주하기 시작하면 이 일대 전세가격이 들썩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덕주공2단지 사업시행인가 승인을 축하하는 현수막 |
고덕시영 인근의 L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정확한 이주날짜는 아직 안잡혔지만 1월 중순쯤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건축 투자자들 이목이 집중돼 11월초 대비 매매호가도 17평의 경우 1000만~2000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주비는 13평이 2억, 17평이 2억5000만원, 19평이 2억8000만원, 22평이 3억2000만원으로 책정됐다”며 “약 6000억원의 자금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근에 있는 대표적 수혜단지로는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나 롯데캐슬, 아니면 아남아파트, 삼익아파트 등이 꼽힌다”고 말했다.
인근의 S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벌써부터 세입자들에게 전세금을 빼주겠다고 나서서 일부는 미리 전세집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명일동 지역에는 전세집이 없다"며 "곧 이 일대 전세 물건이 본격적으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입자 비율이 높은 고덕시영 특성상 새 아파트 전셋값 보다는 인근 다세대가구 전셋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이미윤 과장은 “현재 13평·17평 등 소형 면적으로 이뤄진 고덕 시영은 세입자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편”이라며 “이주가 본격화 되면 다가구 연립주택으로 많이 옮겨 이들 다세대주택 전세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경제력 수준에 따라 재정착율을 가늠하는데 강북권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근 새 아파트로 옮기고 싶어도 쉽지 않은 세입자들이 많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 과장은 “주로 강동구 천호동이나 송파구 방이동 등 다가구 밀집지역으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되며 더 밀려 내려가면 송파 거여 재개발 뉴타운 지역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고덕시영의 경우 지난달 열렸던 관리처분총회가 가까스로 과반수를 넘기는 등 아직도 주민들간 갈등이 남아 있어 추후 사업 진행이 더뎌질 수 있을 것으로도 점쳐진다. 일부 주민들은 관리처분총회 무효소송 등을 위한 자금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덕시영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조합과 건설사가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이주를 먼저 시키려고 한다”며 “비대위 측에서는 설계변경 후 막대한 분담금이 들 것으로 예상돼 조합장 해임을 추진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