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보린’ 삼진제약의 이상한 배짱

2011-12-0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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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삼진제약의 ‘게보린’은 국민 두통약으로 불린다. 국민약 게보린에는 무서운 진실이 담겨있다.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성분인 ‘이소프로필안티피린(isopropylantipyrine·IPA)’이 제품의 주성분인 것.

IPA 성분은 피부 과민 반응으로 인한 두드러기와 홍반, 구토 등을 일으킨다.

특히 골수의 정상적인 기능을 떨어트려 백혈구의 일종으로 세균 등을 처리하는 과립구 감소증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재생불량빈혈 등의 혈액 질환을 불러온다.

의식 장애와 혼수도 IPA 부작용의 일부다.

◆ IPA 부작용에도 게보린 계속 생산

IPA의 부작용이 국내에 알려지자 제약사들은 IPA를 뺀 두통약 제조에 나섰다.

하지만 삼진제약은 IPA 성분을 담은 게보린을 생산해 여전히 약국에 유통하고 있다.

결국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IPA의 안전성을 규명할 것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

안전성 입증 종료 시기는 내년 3월까지다. 3월까지 안전성을 확인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것이 식약청이 입장이다.

삼진제약은 마지 못해 안전성 연구에 들어갔지만 구체적인 연구기간과 방법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게보린 안전성 연구는 서울대 의대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전성 검토 관련 예비 연구가 이 대학 예방의학교실에서 실시된 바 있다.

삼진제약 한 관계자는 “외부 기관에 연구를 맡긴 만큼 회사에서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연구 종료 시점과 관련해서는 “보고서 종료 시점인 내년 3월까지 진행되지 않겠냐”고 전했다.

◆ 게보린 논란에 무대응 일관

그간 삼진제약은 게보린 논란에 대해 ‘무대응이 대응’이라는 태도를 취해왔다.

삼진의 이런 자세는 광고 논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월 삼진제약은 걸그룹을 게보린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식약청은 지난 2009년 게보린을 비롯한 IPA 성분 의약품의 단기 복용과 15세 미만에 투여를 금지하도록 했다.

이런 조치를 무시하고 청소년에 인기 많은 걸그룹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청소년의 오·남용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대한약사회는 게보린의 15세 미만 투여 금지 사실을 지적하며 “아이돌 그룹을 이용한 광고는 청소년 오·남용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어 사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게보린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다이어트 용도로 악용되는 상황에서 걸그룹을 모델로 내세운 것은 문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삼진제약은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다.

슬그머니 해당 광고의 방송 노출을 철회하고, 기존 광고모델인 서경석을 재기용해 광고를 하고 있다.

삼진제약이 IPA 유해성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게보린 부작용은 이어지고 있다.

식약청이 이낙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의료기관에 신고된 게보린 부작용은 56건이다.

2009년에는 34건, 지난해에는 53건의 부작용이 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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