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적자로 반전되나

2011-09-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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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8월 무역흑자폭이 한자리수 이내로 줄어들면서 당초 목표로 했던 올해 290억 달러 흑자목표 달성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8억 달러 무역흑자는 지난해 1월 8억1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치다.

◆ 글로벌 재정위기 여파…수출경쟁력 약화

순풍에 돛단듯하던 수출경기 증가세가 8월들어 급격히 축소됐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여파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인 데 따른 것이다.

8월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0%나 하락해 수출시장에서 국내 제품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지난달 수출액은 달러 표시로 27.1% 늘어났지만, 원화로 환산했을 경우 15.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들어 수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1·4분기는 1310억 달러, 2·4분기 1438억 달러로 상반기 누적 수출 증가액만 24.2%에 달했다.

통상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은 줄어드는 반면 상대적으로 수입은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환율효과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그동안의 세계 경제 회복세가 견조하게 유지돼 왔음을 방증하고 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상반기 무역수지도 167억 달러, 8월까지 누적 규모는 230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인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앞서 남유럽에서 촉발된 재정위기가 EU를 강타하면서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재정건전성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정부 지출을 과감히 축소해 왔다. 이처럼 선진국에서의 충격이 금융시장에서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실물부문으로 그 여파가 전이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EU 경제가 위축되면 수출중심의 성장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내 경제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특히 전체 수출액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경제의 '더블딥(경기회복후 이중침체)' 가능성이 해소되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가 미국발 악재 직후 '무역대책점검반'을 가동하고, 매일 수출상황 점검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 무역 1조달러…무역수지 290억달러 달성 '적신호'

무역흑자 축소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면 알 수 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한 직후였던 2008년 9월 수출 증가율은 27.6%에 달했다. 그러나 다음달부터 수출이 고꾸라지게 된다. 10월 7.8%로 증가율이 크게 축소되더니 11월에는 아예 19.5% 감소로 반전됐다.

이후 수출은 2009년 11월 18% 증가세로 돌아서기까지 12개월 연속으로 대폭적인 감소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이번에도 이같은 전철이 되풀이될 개연성이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2008년 리먼사태가 일어난 시점에서 보면 다음달까지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선진국 경제의 재침체와 신흥국 경기 둔화 등 대외 불안요인이 잠재하고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내주 대규모 경기부양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다지 신통치 않다.

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59포인트 증가한 1880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무역수지 목표달성도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지난달까지 누적액이 230억 달러로 60억 달러가 부족하지만, 전통적인 강세를 보여온 원자재 수입과 함께 자본재와 소비재마저 큰 폭으로 늘고 있어 수출액을 위협하고 있다.

한진현 무역투자실장은 "교역규모 1조 달러 달성은 당초 11월로 예상하고 있다"며 "글로벌 재정위기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서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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