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AT&T-T모바일 '빅딜' 제동

2011-09-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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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미국 법무부가 미국 2위의 이동통신사업자인 AT&T와 4위 업체인 T모바일USA의 합병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AT&T의 T모바일USA 인수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워싱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AT&T는 지난 3월 390억 달러에 T모바일 USA를 인수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반독과점법 위반 혐의를 적용, "AT&T가 T모바일USA를 인수할 경우 통신시장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 직면하게 되고 혁신적인 제품의 수도 줄어들 것"이라고 소장에서 밝혔다.

제임스 콜 법무부 부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활기 넘치고 경쟁적인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이번 합병을 저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이번 합병이 이뤄지면 미국 소비자 수천만 명이 높은 가격과 낮은 서비스 질에 직면하고 이동통신업체에 대한 선택의 폭도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AT&T는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1위 버라이존을 바짝 뒤쫓고 있으며, 독일 도이체텔레콤의 자회사인 T모바일USA는 3730만여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미국 내 4위 업체다.

AT&T가 T모바일을 인수하면, 시장점유율 39%로 버라이존(31%)을 따돌리고 단숨에 업계 1위가 된다. 소비자단체들과 업계 3위인 스프린트넥스텔 등이 이들 업체의 합병에 반대해 온 이유다.

웨인 와츠 AT&T 부사장 겸 법무 자문위원은 이날 낸 성명에서 "법적으로 다투겠다"며 "합병에 따른 많은 혜택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T모바일USA도 AT&T와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도이체텔레콤에 따르면 이번 인수가 무산될 경우 AT&T는 도이치텔레콤에 30억 달러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미국 이동통신업계를 관리감독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줄리어스 제나코스키 의장은 "이번 합병이 공정경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FCC는 현재 인수건에 대해 법무부와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AT&T는 FCC에 "이번 인수는 대형 시장에서 서비스 질을 높이고 제품 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분석이 담긴 보고서를 지난달 제출했다.

한편 법무부의 제동으로 이날 양사의 주가는 급락했다. AT&T의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3.85% 급락했고, T모바일USA의 모기업인 도이체텔레콤의 주가도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에서 7.6% 빠졌다. 반면 경쟁사인 스프린트넥스텔 주가는 5.9%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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