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총괄뉴스부) 한국 프로야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최대 106경기를 치룬 지금 팀별로 30게임 정도씩만을 남겨두고 있다. 시즌 3분의 2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우승의 향방은 알 수 없다. 삼성 라이온즈와 기아타이거즈, SK 와이번스가 치열한 선두 다툼을 펼치고 있다.
1위에서 3위까지 승차가 4.5 차이밖에 나질 않는다. 누구라도 연승을 하거나 연패를 하면 자리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시즌의 마지막을 달려가고 있는 프로야구. 우승 후보 세 팀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을 분석해봤다.
◆삼성 라이온즈(58승 2무 37패)
강점은? 삼성의 강점은 뭐니뭐니 해도 뒷문. '끝판왕' 오승환의 존재감이 무섭다. 현재 오승환은 35세이브로 이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다. 평균자책점도 0.60에 불과하다. 뒤에 오승환이 있다는 부담감에 상대편이 빠르게 승부를 하니 다른 투수들도 우산효과를 누리고 있다. 정현욱 16홀드, 권혁 14홀드, 안지만 11홀드, '안정권'이라고 불리는 트리오가 불펜을 책임지고 있다. 권오준이 9홀드로 힘을 보태고 있다.
약점은? 현재 삼성은 약점이 없는 팀이다. 투타 밸런스가 가장 완벽하다. 그래도 하나 꼽자면 타격이다. 삼성 팀타율은 0.258로 8개 구단 가운데 6위다. 장타율도 0.377로 6위다. MVP 시즌을 보내고 있는 최형우를 제외하고는 3할 타자가 전무하다. 박석민이 0.294로 3할에 가깝지만 작년 플레이오프에서도 확인했듯 삼성 타선은 한번 터지지 않으면 답답할 정도다.
기회는? 삼성은 후반기 시작하면서 용병 전원 교체라는 카드를 들었다. 라이언 가코와 가토쿠라를 방출하고 투수인 저스틴 저마노와 덕 매티스를 영입했다. 삼성에겐 용병교체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윤성환과 차우찬이 각각 9승과 8승으로 선발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지만 다른 투수들은 불안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마노와 매티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다면 삼성은 우승을 되찾아 올 것이다.
위협는? 한국시리즈에서 SK와 기아에게 약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삼성은 기아의 전신인 해태와 한국시리즈에서 86년, 87년, 93년 3차례 만나 모두 패했다. SK와도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4대0으로 스윕을 당했다. 이는 선수들이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자칫 과하면 의욕만 앞설 확률도 높다. 이를 컨트롤해야 하는 것이 류중일 감독의 숙제인데, 신인 감독이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기아 타이거즈(60승 46패)
강점은? 기아의 최대 강점은 누가 뭐래도 선발이다. 2009년 우승할 때도 팀타율 꼴지였음에도 선발야구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선봉은 윤석민이다. 올시즌 13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에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로페즈 10승, 트레비스와 양현종이 각각 7승, 서재응이 6승을 올렸다. 단기전 승부로 가면 선발을 중간계투나 마무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우승가능성이 아주 높다.
약점은? 9회, 믿고 맡길 만한 마무리가 없다는 것다. 유동훈은 2009년의 기억을 잊어 버린지 오래고, 한기주도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기대를 모았던 김진우는 아직 2군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손영민이 큰 활약을 해주곤 있지만 올 시즌 내내 혹사 아닌 혹사를 당하고 있어 체력이 가을까지 버텨줄 지 의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선발이 8회까지 막아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기회는? 부상 선수들의 복귀는 기아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전반기 김선빈이 타구에 맞아 부상으로 실려 나가더니, 후반기가 시작하면서 로페즈, 최희섭, 김상현, 이범호가 줄줄히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1위에 빛났던 팀타격은 그 기능을 상실했다. 지금 부상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김선빈과 로페즈가 복귀했고, 최희섭과 김상현은 2군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이범호도 9월 복귀 예정이다. 이들이 돌아오면 기아의 타력은 다시금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위협는? 역시 부상이다. 후반기 이상할 정도로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다. 현재 선발 가운데 한 명이이라도 쓰러지면 팀의 장점인 선발야구가 무너지게 된다. 또 부상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을 얼마나 빨리 찾느냐도 걱정이다. 얼굴에 공을 맞아 큰 부상을 당한 김선빈, 김상현은 몸쪽 공에 움츠려들 수밖에 없다. 이범호가 부상을 당한 허벅지는 한 번 부상을 당하면 계속 다시 다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SK 와이번스(52승 40패)
강점은? 김성근 감독 자체다. 2002년 LG 트윈스를 준우승할 때나 쌍방울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을 때나 없는 자원으로 야구하는 것은 김성근 감독이 최고다. 게다가 선수들은 지난 4시즌 모두 한국시리즈에 진출에 세 번의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경험도 풍부하다. 선수들의 경험과 김성근 감독의 지휘력이 조화를 이룬다면 SK는 쉽지 않은 상대다. 오죽하면 삼성도 2위 기아보다 SK가 신경쓰인다고 했을까.
약점은? 팀 평균자책점 1위이긴 하지만 확실히 믿고 맡길 선발 투수가 없다. 김광현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전력에서 제외되며 힘든 시즌을 예고했다. 그나마 송은범과 글로버가 8승씩 기록하며 팀을 지탱하고 있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달리는 모습이다. 또 지난 몇 해동안 SK를 이끌어 왔던 불펜진들에 과부하가 걸렸다. 뒷문도 예전만큼 단단하다는 느낌이 없다.
기회는? 기아가 점점 밑으로 내려 오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SK 얇은 선수층을 감안했을 때 포스트시즌에 들어가 많은 경기를 치루는 것은 단기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2위 이상을 차지해 플레이오프 직행이 절실하다. 만약 삼성까지 잡고 1위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얻는다면 금상첨화다. 때문에 최근 팀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또 세 팀 중 경기수가 가장 적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위협는? 장타력의 실종. 최근 안치용이 '난세의 영웅'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이것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SK 팀 홈런수는 65개로 6위다. 안치용이 최근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고 최정이 14개를 치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이 없다. 홈런을 쳐줘야 할 박정권이 9개에 불과하다. 큰 경기에서는 큰 거 한방이 승부를 가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SK 입장으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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