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도심 아파트 전셋값으로 수도권 외곽에 소형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본격적인 은퇴와 건축기술 발전으로 단독주택이 춥거나 난방비가 많이 든다는 우려가 불식된 데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 필지에 두채를 짓는' 땅콩집은 서울 근교에 약 3억원대 초반에 내집마련의 꿈을 실현시켜 준다. 주택 필지 매입이나 건축 등에 드는 비용을 두 가구가 나눠 부담할 수 있어 일반 단독주택을 짓는 비용의 절반 정도에 해결할 수 있다.
프라비어시 문제 등 땅콩집의 단점을 해소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외콩집도 3억원대 초반 수준이면 부지매입과 건축을 할 수 있다. 국민주택 수준인 85㎡ 규모로 짓는데다가 10가구 이상이 부지 구입과 건축비를 공동 부담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서울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2억5171만원이고, 최근 재건축 이주수요로 치솟은 강남 지역의 일부 아파트 전셋값이 5억~6억원을 웃도는 것을 볼 때 저렴하게 내집마련할 수 있는 조건이다.
외콩집(위)과 땅콩집 |
땅콩집·외콩집을 전문으로 하는 광장건축의 임영권 과장은 "현재까지 160여가구가 분양받았다"며 "땅콩밭이라고 불리는 단지도 조성중인데 아직 인·허가중"이라고 밝혔다.
임 과장은 "수요층이 주로 자녀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하는 30~40대"라며 "자녀들이 뛰어놀아도 층간 소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수요층에 어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단독주택은 비싸다는 개념이 있었는데 이를 통해 바뀌었고, 과거와 달리 건축기술이 발달해 난방비가 적게 드는 등 유지·보수비가 덜드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맞물린 것도 단독주택 인기 상승에 작용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유앤알(U&R)컨설팅의 박상언 대표는 최근의 단독주택 인기에 대해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가장 큰 이유"인데다가 "아파트 투자메리트가 예전같지 않아 실수요자 위주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5·1대책으로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 규제가 대폭 완화된 것도 인기에 힘을 실어줬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건축허가 및 건축물 착공 모두 단독주택은 증가세, 공동주택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분기 건축허가는 전년 동기대비 단독주택이 97만7000㎡ 증가한 반면 공동주택은 59만2000㎡ 감소했다. 착공에서도 단독주택은 63만1000㎡ 증가한 반면 공동주택은 181만5000㎡ 줄었다.
이같은 기세를 타고 일본 주택건설업체들도 국내 단독주택 시장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일본 내 목조주택 분야 1위 업체인 미사와홈은 경기도 용인에 단독주택 5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더불어 일본 주택업체인 세키스이하임, 타니가와 등도 경기도 용인과 판교신도시 등에 주택을 공급하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