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자체적으로 정한 22건의 중점처리 법안은 물론 6000여 건에 달하는 계류 법안의 처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여당의 중점처리 법안 중 민생법안은 없다면서 상임위별 논의를 우선 진행하고 추후 필요시 본회의 일정을 잡으면 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이 이같이 주장하는 것은 본회의가 열릴 경우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북한인권법을 강행 처리할 것을 우려한데서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1일 "수해 등 여러 현안이 있어 8월 국회는 반드시 열어야 한다”면서 “지난 주말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났다. (8월 국회를) 열기는 여는데 어떤 범위에서 무엇을 갖고 여느냐만 검토할까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진표 원내대표는 “선결 요건이 충족돼야만 본회의 개최 등 국회 일정 협의에 적극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결 요건‘에 대해서는 “한미FTA는 미국 의회 비준 이후에 처리 문제를 논의하고 반값등록금 관련 법안과 시급한 민생법안, 수해복구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수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에서 한미FTA 8월 국회 `강행처리 불가론’이 제기되고 국회 차원의 등록금 논의가 이뤄지면 여야간 의사일정 협의의 `물꼬‘가 트이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황 원내대표는 한미FTA 비준안에 대해 “국제적으로 큰 조약 수준의 협정이라 (8월 국회 내) 강행처리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 일부에서는 여야 의사일정 협의가 지지부진하면 오는 3-4일께 자유선진당과 함께 사실상 단독으로 8월 국회 소집요구서를 내고 8일부터는 민주당 등이 불참하더라도 상임위를 진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단독소집 주장에 황 원내대표는 “강행은 안된다”고 제동을 걸었다는 후문이다. 이 점에서 2일 예정된 황, 김 원내대표간의 회동에서 여야의 입장차가 조율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