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 선수 생명의 재기를 노리는 김병현(32·라쿠텐)의 마무리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연습경기에서 두 차례 연속 무실점으로 막은 그가 '라쿠텐의 수호신'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일본 스포츠전문 매체 '산케이스포츠'는 28일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한국 잠수함' 김병현의 오른팔에 라쿠텐 흥망이 걸렸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병현은 26일 주니치전에 이어, 27일 니혼햄 전도 1이닝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특히 빠른 싱커로, 니혼햄의 대타 마쓰자카를 헛스윙 삼진 처리해 박수를 받았다"며 "수호신 탄생 예감이다"라고 전했다.
김병현은 26일과 27일 주니치, 니혼햄전에 잇달아 등판해 각각 1이닝씩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산케이스포츠는 '김병현의 싱커가 높게 들어오다 빠르게 가라앉는 궤적을 보이며 직구(137㎞) 보다 빠른 구속(138㎞)를 찍었다' 등 설명도 덧붙이며 김병현의 두 차례 등판 때 위력을 떨친 '빠른 싱커'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김병현은 일본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운이 좋아 타자를 처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지만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페이스는 서서히 오르고 있다. 좋은 공을 던지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자신의 공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져 있던 과거와 달리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직접 말했다.
김병현은 일본 오키나와현 구메지마에서 1차 전지훈련 당시 스프링캠프를 방문한 야마다 히사시(63) 전 주니치감독에게 싱커 노하우를 배운 바 있다. 야마다 전 감독은 김병현과 같은 언더핸드 투수로 284승을 거둬 이 부분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한편 현장을 기분 좋게 지켜본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감독은 "아직 마무리를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김병현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싱커도 괜찮게 들어간다. 김병현이 마무리 투수로 정착할 수 있다면 리그 우승도 꿈만은 아닐 것"이라며 제 모습을 찾아가는 김병현에 기대를 표했다.
신문은 "김병현이 팀의 마무리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 라쿠텐의 뒷문을 확실하게 잠근다면 라쿠텐의 '꼴찌 반란'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며 김병현이 독수리 군단의 새로운 수호신이 될 공산이 커졌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