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전문에 따르면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2월22일 서울에서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났을 때 북한이 일본 민주당 간부에게 접근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김 장관도 당시 "북한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일본) 민주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벨 차관보는 이어 "민주당 (정권)은 자민당 (정권)과 전혀 다르다"며 일본 민주당이 북한에 뭔가 제안할 때에는 한.미 양국이 긴밀하게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김 비서관도 이에 대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일본 측이 북한에 하려고 한 제안의 내용은 외교전문에는 적혀 있지 않았다. 김 장관과 캠벨 차관보가 대화를 나눈 시점은 하토야마 전 총리가 지난해 12월 자신이 북한을 방문해 일본인 납북 문제 해결에 의욕을 표시한 직후였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측도 일본의 문을 두드리자 한.미 외교 당국자가 이를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외교전문 중에는 일본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집착하는 데 대해 중국이 미국 측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17일자 전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 당국자는 주중 미국 대리대사에게 일본이 납치문제에 집착한 끝에 "(6자회담 틀을) 부술 지경에 이르렀고, (회담을) 성공하게 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중국 당국자가 지난해 4월 미국 측에 미국.중국.북한의 3자회담을 타진했다는 내용도 또 다른 전문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의 국부(國父)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가 지난해 5월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났을 때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가 굳어질 경우 일본이 핵무장으로 치닫을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북한이 붕괴하기보다는 핵무기를 보유한 채 존속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사실도 다른 전문에 담겨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