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연평도 선주와 선장들은 포격이 있던 지난 23일부터 3일간 개인 어선 30척에 나눠 타고 도망치듯 섬을 떠났다.
연평도에는 이날 오전 현재 어선 30척이 남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낚싯배, 소형 선박 등인 점을 감안하면 조업이 가능한 어선은 거의 남지 않은 것이다.
서해 대표 꽃게 산지인 연평도에서는 4~6월, 9~11월에만 꽃게잡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년 이맘때 같으면 한창 조업에 바쁠 시기다.
그럼에도 포격 사태로 지난 8일째 조업에 손을 놓아야 했던 어민들은 연평어장으로 복귀, 조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연평어민 2명과 4명을 각각 태운 어선 2척이 인천을 떠나 연평도로 출항했다. 30일에도 안강망어선 1척이 연평도에 추가로 복귀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이 연평어장에 도착하더라도 당장 한미연합훈련이 끝날 때까지는 조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해양경찰서와 연평도 현지 군 부대가 이 문제를 협의 중이나 23일 통합방위 '을종사태'가 내려진 데 이어 29일에는 연평도 전체가 통제구역으로 설정된 상황에서 군과 경찰이 민간 어선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출어 재개를 기다리는 어민들은 그동안 얼마나 피해가 났을지를 생각하며 걱정이 태산이다.
연평도 어민 박철훈(56)씨는 "연평도 앞바다에 틀당 1천500만원짜리 안강망을 가득 쳐 놨는데 빨리 건지지 않으면 조류에 떠내려가 되찾을 방법이 없다"라며 "꽃게 잡는 그물이야 나중에라도 건지면 되지만 안강망은 2일만 지나도 물고기가 꽉 들어차 쓸려가 버리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연평도에서 지난 12년간 꽃게잡이 어선을 탔다는 김모(35) 선장은 "개당 1천200만원짜리 어구 10여개를 바다에 두고 왔다"라며 "시간이 지나면 어구 위치를 표시해둔 부표마저 떨어져 나가면 어구를 아예 잃어 버리기 때문에 한시가 급하다"라고 말했다.
인천으로 대피해 있는 연평도 선주협회장 신승환씨는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답답하기 이를 데가 없다. 여러가지로 힘든 가운데 어서 상황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