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의 매매동향이 관건이다. 외인들에게 한반도 리스크는 수차례 '학습효과’를 거친 아이템인 반면, 유럽 재정위기나 중국의 긴축 등은 좀 더 심각하고 불확실한 사안이다.
채권전문가들은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잔존함에 따라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국내 채권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조언했다.
30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표금리(10년만기 국고채)는 11월 초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와 금융통화위원회 불확실성을 재료로 상승세를 보이다 금리인상 발표 후 다시 하락해 전월말 대비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8월말 이후 주요국 지표금리 상승세와 비교하면 국내에서는 여전히 외국인 채권 매수 기대감을 재료로 강세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한 후에도 채권시장은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북한 도발이 있었던 23일 전날대비 0.04%포인트 올라 3.42%에 거래를 마쳤지만 하루만에 0.06%포인트 하락해 3.34%로 회복했다. 이후 3.30%대를 기준으로 등락을 반복하다 이번주 3.20~3.30%대를 기록중이다. 5년만기 국고채도 23일 0.06%포인트 올랐다가 다음날 4.01%를 회복한 후 3.90~4.10% 박스권을 기록하고 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도 국고채 3년물, 10년물, 20년물이 0.01~0.02%포인트 하락하고, 회사채 AA-, 신용스프레드 0.01%포인트 확대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큰 타격은 없었다”며 “외국인들도 과거 대청해전이나 천안함 사태와 같이 일시적인 매도세를 보였다가 순매수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외국인들에겐 국채발행 물량 축소 등에 따른 우호적 수급여건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로 여전히 국내 채권시장이 매력적인 상황이다. 12월 국채발행 계획 물량은 2조461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통화정책도 11월 시중금리를 인상하면서 불확실성을 풀었다.
그러나 수면 아래 잠재돼 있는 대외적 불확실성은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시장을 떠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아일랜드 구제금융 합의후 안정세를 보였던 CDS스프레드가 재차 확대되고 있다. 벨기에의 CDS프리미엄은 이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독일 국채대비 스프레드도 포르투갈, 스페인이 이미 그리스 사태 당시 고점을 넘어선 상태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리스크가 공존하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미국 감독기관이 주도적으로 은행 부채 구조조정에 착수하고 있어 당분간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를 강화할 수 있다. 부채 구조조정은 채권단인 금융기관의 일시적인 대규모 손실계상을 수반시켜 현금(달러)을 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조중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중인 부채 구조조정이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매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채권시장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