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 30일 사흘째 진행된 한미연합훈련이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방지구상(PSI) 훈련과 유사한 WMD 의심선박 차단훈련으로까지 확대되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연합훈련은 지난 3월 천안함 피격사건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의 성격이었지만 북한의 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차단훈련까지 확대된 것은 특정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합참 관계자는 "이번 연합훈련을 수립할 때부터 WMD 의심선박 차단 훈련이 계획됐다"면서 "지난 7월 동해상에서 실시된 '불굴의 의지' 훈련 때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측이 아.태지역에서 PSI훈련을 일상화하려는 의도에서 계획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미연합훈련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끼워넣어 중국과 북한 등 주변국의 반발 강도를 낮추면서 해.공군의 대규모 전력을 이용해 WMD 의심선박 차단작전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시 핵물질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WMD가 외부로 반출될 것에 대비한 연합훈련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 급변사태 발생시 군부가 WMD의 통제력을 상실해 외부로 반출되어 테러집단에 유출되는 것을 우려하고 우리 군과 WMD 의심선박 차단훈련을 해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PSI훈련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참가하는 국제적인 성격의 훈련이라면 WMD 의심선박 차단은 연합훈련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PSI 훈련과 WMD 의심선박 차단훈련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가 지난 7월 동해상에 이어 이번에는 서해상에서 WMD 의심선박 차단훈련을 한 것은 평시 동.서해상으로 항해하는 북한의 상선을 검문검색하는 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을 전방위로 압박하려는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대규모 항공모함 강습전단이 참가한 무력시위를 통해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한 동시에 북한의 전략물자 반.출입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과 중국의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WMD 의심선박 차단훈련은 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공해상 또는 특정 해상에 나타났다는 정보 및 첩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연합훈련에 참가한 이지스 구축함과 호위함, 해상초계기 등이 의심선박의 기동을 차단했다.
이때 선박 내에서 차단 세력에게 발포하는 등 저항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링스헬기가 선박 상공을 선회 비행하면서 경계를 펼쳤다.
이어 후방에서 검문.검색요원 및 해상특공대 요원이 탑승한 고속단정이 고속으로 기동해 함미 부분으로 접근, 선박으로 진입했다. 이때 승선 및 검색해 나포하는 절차는 국제기준에 따른다.
해군 관계자는 "WMD 의심선박 차단훈련은 상당히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훈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합훈련 사흘째인 이날 양국군은 대공방어훈련과 공중침투 및 대응훈련, 항모강습작전, 해상자유공방전은 전날보다 참가전력이 확대됐다.
합참 관계자는 "오늘은 훈련 절차 숙달보다는 자유공방전 형태의 교전연습과 실무장 강습작전 등 훈련내용이 보다 실질적이며 고난도의 전술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전적인 쌍방 공중전 훈련을 통해 다양한 공중전술과 무장운영으로 연합 해.공군의 전투능력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는 것이다.
다수 항공기통제 및 공중요격절차훈련은 한.미 양국 이지스함이 미 7공군 F-16C와 우리 공군 F-15K 및 K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합참 관계자는 "연합 해.공군 전력들이 최대 규모로 참가해 적의 다양한 도발에 즉각 대응해 격퇴하는 연합작전 능력과 상호 작전운용성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이지스함이 다수의 항공기를 통제하면서 항공기에 요격지점을 하달하는 훈련이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8일 시작된 서해 한미연합훈련은 한미동맹 의지를 과시하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내달 1일 군수보급 기동훈련과 항모호송 작전 등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