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을 통해 발표한 외교 전문에는 한국정부가 지난해 가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을 접촉했지만 북한이 거액의 대가를 요구해 불발된 정황이 나타나있다.
이 전문에는 지난 2월3일 김성환 당시 외교안보수석이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나눈 대화 내용이 요약돼 있다.
김 수석은 이 자리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연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커트 캠벨 차관보를 만난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캠벨 차관보에게 “한국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지난해 가을 북한과 접촉했으나, 북한이 정상회담에 앞서 경제적 지원을 요청했고 이러한 전제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적혀 있다.
그는 또 “남북 정상회담을 돈을 주고 사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청와대의 입장도 언급했다고 이 전문에 기록돼 있다.
이번에 위키리크스가 발표한 전문은 주한 미국 대사관이 ‘기밀’ 문서로 분류해 지난 3년 동안 미 국무부에 보고한 내용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270개 해외공관과 주고받은 외교전문 25만여건을 담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28일 앞으로 수 개월 간에 걸쳐 25만여 건의 미 외교 전문을 폭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각국 정부는 위키리크스에 ‘무책임한 폭로’라며 강력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