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외국인 근로자 '현대판 노예'"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호주의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이 사실상 '현대판 노예'와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보고서가 제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주범죄학연구소(AIC)는 최근 낸 '노동력 착취' 보고서를 통해 "호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저임금과 과도한 부채, 강요, 학대 등에 시달리면서 혹독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6일 전했다.

농업을 비롯해 건설, 청소, 육가공업, 제조업 등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경우 영주권 취득 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고 지내고 있다고 AIC는 주장했다.

AIC는 호주 취업비자인 457비자 소지자는 물론, 유학생과 육가공기술자 등 합법적인 비자 소지자 이외에 관광비자를 발급받고 불법으로 체류하면서 일을 하는 근로자들이 사용자들의 착취 대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매춘행위를 하는 경우이며 일부 호주인도 포함돼 있다고 AIC는 말했다.

피해 근로자들은 영어 구사력이 떨어지는데다 호주의 법률과 관행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처해도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10명의 간호사들은 보수를 받지 못한 채 청소에 동원됐으며 일부 근로자들은 육체적 학대를 견디지 못해 병원치료를 받았다.

야간근무중이던 한 외국인 여성 근로자는 감독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지만 비자 문제 때문에 신고를 할 수 없었다.

AIC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현실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형사처벌 이외에 노동법을 전반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IC는 사법당국이 2004년부터 최근까지 매춘관련 사건 등 모두 270건의 형사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중이나 처벌되는 경우는 극히 적다고 말했다.

AIC는 외국인 근로자 착취를 위해 여권을 압수하거나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를 제공하는 사용자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와 관련, 호주의 구호관련 단체에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신고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호주 구세군 산하 여성전문 보호기관 시드니세이프하우스는 최근 61건의 신고를 접수하고 이중 37건에 대해서는 피해자에게 안식처를 제공했으며 나머지에 대해서는 경찰과 이민시민부에 수사와 조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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