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중문판은 최근 일부 중약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투기 자금이 중약재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약재 가운데서도 최근엔 '히말라야의 비아그라'로 통하는 동충하초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품종에 따라서는 황금 가격의 몇 배를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중약협회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중약재 가운데 초본작물의 가격이 40% 이상 올랐다. 일부 약초의 경우 가격이 300% 이상 오르기도 했다.
피로회복과 기침 치료에 사용되는 태자삼의 가격은 같은 기간 10배 이상 상승했고,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는 인동동굴의 가격도 4배 이상 올랐다.
중약재 가격의 폭등의 원인으로는 투기자금이 지목되고 있다.
중약협회의 한 관계자는 "중약재 가격이 오랜 기간 낮게 책정돼 최근 가격 정상화 과정에 있긴 하지만, 급격한 가격 상승의 원인은 분명 투기자본"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대의 중약재 거래시장인 보저우(?州)중약재거래센터의 정즈원(鄭智文) 수석애널리스트도 "중약재 가격 상승은 기후악화, 지진 및 중산층의 보양식품 수요 증가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투기 세력의 시장 자극도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시장에서 빠져 나온 대량의 여유 자금이 중약재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동산·농산물·예술품 시장에 이어 중약재 시장도 투기 대상이 되면서 자산거품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광둥사회과학원의 리여우환(黎友煥) 경제전문가는 "유동성 과잉이 투기로 인한 물가상승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중의 지나치게 많은 자금이 풀리면서 중약재 시장에까지 투기 자금이 몰리고, 이는 중약재 가격의 이상 급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의 느슨한 통화정책을 비난하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투기로 인한 가격 상승이 급격한 물가상승을 초래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작년 중국의 통화공급량은 명목GDP의 2배 이상이고, 은행의 신용대출 규모도 정부의 당초 계획을 훨씬 초과했다.
중국국가통계국은 11일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4.4%에 달했다고 발표했지만, 시민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 조차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실제 물가상승률이 7%를 웃돈다는 주장하고 있고, 오히려 이런 견해가 대중의 신뢰를 얻고 있는 실정이다.
30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 최대의 중약재 약방인 베이징 퉁런탕(同仁堂·동인당)의 한 판매원은 "내가 팔고 있는 인삼가격도 올해 2배 이상 뛰었다"며 "내 월급으로는 오르는 물가를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강소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