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밤 제주항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해군 고속정 실종자 홍창민(22) 이병의 어머니 이양심(42.제주시 애월읍)씨는 12일 오후 사고 당일 아들과의 짧은 만남이 한이 됐는지 참고 참았던 울음을 왈칵 쏟아냈다.
이씨는 "평소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던 아들이 10일 낮 특별면회에서 '엄마 조금만 더 있다가 가면 안돼?'라고 말했다"며 "그때 아들을 보내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또 홍 이병은 군대에 입대하기 직전, 막내 여동생의 MP3가 고장 난 사실을 알고서 평소 동생이 가지고 싶어했던 MP3를 선물했다. 여동생을 위한 예쁜 목걸이도 직접 만들어주고, 자기보다 먼저 해병대에 입대한 남동생(21)을 누구보다 더 잘 챙겨주곤 했던 다정한 오빠이자 형이었다.
여동생 미라(17.고1)양은 "어제 학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듣게 됐다"며 "힘든 일이 있어도 동생들에게는 말하지 않고 오히려 쾌활한 모습만을 보여준 오빠였는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말끝을 흐렸다.
친척들 역시 홍 이병의 실종 소식에 안타까운 한숨만 내쉬었다.
이모는 "창민이가 예전에 스키장에서 일하다 다리를 심하게 다쳤는데,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몰래 혼자서 병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모부 강창화씨 또한 "창민이는 대한적십자사 수상안전 강사로도 활동했을 정도로 수영을 잘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창민이는 분명히 고속정 밖으로 헤엄쳐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실종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는 "창민이가 살아있을 거란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며 "추운 선실 안에서 산소호흡기를 꼭 쥐고 있을지도 모를 우리 창민이를 해군이 빨리 찾아달라"고 말했다.
어머니 이씨는 홍 이병의 군번 줄을 보여주며 "창민이가 군대에 간 뒤 내게 군번 줄을 보내주면서 '엄마, 이거 가지고 있으면 내가 죽어도 날 찾을 수 있대'라는 말을 했었다"며 "한시라도 빨리 창민이가 우리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