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창설후 5번째로 열린 이번 서울 정상회의는 환율과 경상수지 불균형, 글로벌 금융안전망, 개발, 무역 자유화, 금융 기구 및 규제 개혁, 에너지, 반부패 등 고른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결실을 거뒀다.
이는 과거 4차례의 G20 정상회의에서 도출된 성과를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향후 G20 체제가 `프리미어 포럼'으로 공고히 유지될 초석을 마련하고 G20 정상회의를 정례화하는 확고한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주도한 `코리아 이니셔티브' 의제인 후진국 개발, 금융안전망 구축, `녹색 성장' 계획 수립 등이 모두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어 이행계획을 세운 것은 높아진 국격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1907년 한일 강제병합의 부당성을 알리려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한 밀사가 입장도 못하고 분사해야 했던 '변방의 소국'이 불과 한 세기만에 최고위급 국제회의를 주최하고 자국의 이해가 반영된 새 국제 질서를 짜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도약상이 세계인의 눈앞에 펼쳐졌다.
단순히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의 룰'을 바꾸는 과정에서 저개발국의 이해를 반영하려 노력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신흥 리더국가'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도 거뒀다.
강대국과 후발국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치열한 국제 외교무대에서 확고한 `포지셔닝'을 하겠다는 목표가 '허언'이 아님을 보여준 셈이다.
`한국인의 힘'을 목도한 세계 각국은 아시아에서 처음 G20정상회의를 개최한 한국과 이번 서울 회의의 의장을 맡은 이 대통령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국제적 리더십에 대해 G20 회원국 정상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이번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며 축하의 뜻을 전했고,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도 "여러 정상들이 말씀했듯 이 대통령과 한국의 모든 국민들에게 G20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마지막 세션 마무리 발언에서 "한국의 효율성을 보여준 회의였고 각국의 격차도 해소할 수 있는 회의였다"면서 "이 대통령의 외교력이 발휘된 덕분이 컸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창설된 `비즈니스 서밋'에 대해서도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총재는 "대성공이다. 제도적 공고화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환율 전쟁'의 해법으로 내년 상반기 경상수지 가이드 라인을 마련해 회원국 간 평가를 하기로 '일정표'를 확정한 부분은 이 대통령의 외교력이 발휘된 대표적인 장면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환율 문제 해결을 위한 `예시적 가이드 라인'이 구체적 수치로 합의되기 어려운 분위기로 흐르자 업무만찬장에 들어서는 정상들을 일일이 만나 "타임 라인(일정표)이 들어가야만 G20에 대한 신뢰성을 계속 가질 수 있으니 이 부분은 꼭 합의하자"고 설득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는 또 이 대통령이 평소 외교 무대에서 G20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과 `인간적 신뢰'를 쌓아온 덕분에 이번 회의에서 몇몇 정상이 발언을 양보하는 등 원활한 회의 진행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이번 G20 정상회의 본회의를 앞두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독일, 브라질 등 무려 7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갖고 사전 조율을 한 것도 `서울선언' 합의 도출에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또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과거 프랑스가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를 5년단위 대여갱신 방식으로 사실상 돌려받기로 하는 성과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