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12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에 사실상 반환키로 합의한 외규장각 도서는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강화도에서 약탈해간 국보급 문화재다.
약탈당할 당시 왕실 관련 서적을 보관하던 강화도 외규장각에는 왕실 및 국가 주요 행사의 내용을 정리한 의궤(儀軌)를 비롯해 총 1천여권의 서적이 있었지만, 프랑스군은 서적 등 349점을 약탈하고 나머지를 불태웠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1975년 박병선 박사가 파리 국립도서관에서 그 목록을 발견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이번에 반환키로 합의된 의궤 191종 297권은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던 문화재로, 그 외 나머지 다른 자료들은 아직 어디에 소장돼 있는지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당시 약탈당했던 휘경원원소도감의궤 1권은 1993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영구임대 형식으로 우리측에 반환됐었다.
1782년 정조는 임금의 시문을 보관하던 규장각의 자료들을 한층 안전한 곳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규장각 부속기구로 강화도에 외규장각을 설치하고 각종 의궤와 도서들을 옮겼으며, 이때부터 외규장각은 국가의 주요 기록을 보관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의궤(儀軌)가 600여년 동안 꾸준히 기록된 예는 전 세계적으로 조선왕조뿐이어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의궤는 당시 왕실 풍속과 왕실생활사, 경제사, 행정사, 건축사, 미술사 등의 분야에서 풍부한 자료를 갖고 있고, 관청간 업무현황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천연색으로 섬세하게 제작돼 있어 전통문화 콘텐츠 사업에도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한국에 필사본이 없는 63권이 반환되면 국내 관련 학자들 사이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uses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