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결산] '서울 개발 컨센서스' 나왔다

2010-11-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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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선언을 통해 기존의 자금지원 일변도의 개도국 원조방식이 '성장친화적'인 방식으로 바뀌는 전환점을 맞으면서 개발(Development)의 역사에도 새로운 장이 쓰이게 됐다.

G20(주요 20개국) 정상들은 12일 개도국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한국정부가 발의한 개발의제를 확정하면서 개도국을 위한 다년간 실행계획을 발표,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 방법론을 구체화하는 성과를 이뤘다.

G20 정상들은 공동선언에서 "우리는 최상위 경제포럼으로서 개발노력을 강화하고 활용할 필요성을 인식한다"며 "토론토에서 부여받은 임무와 합치되는 방향에서 글로벌 개발 노력에 G20이 기여한다는 컨센서스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런 개발방식과 구체화 방안은 서울 선언의 '부속서 1'에 담겨 '다함께 성장을 위한 서울 개발 컨센서스'라는 이름으로 명명됐으며 '부속서 2'에는 '다년간 개발 행동계획'을 담아 승인했다.

G20은 서울 개발 컨센서스에 대해 "개도국, 특히 저소득국가들과 협력해 이들이 경제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달성ㆍ유지하는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원하고, 나아가 세계경제의 재균형에 기여하자는 우리의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에 관한 원칙은 경제성장 집중, 글로벌 개발 파트너십, 민간부문의 참여 등 6개 원칙으로 정리된다.

G20은 이런 원칙들을 통해 개도국들의 경제성장을 도와 개발 격차를 감소시키고, 선진국과 개도국이 동등한 파트너로서 협력해나가기로 결의했다.

또한, 개발 분야에 민간 부문의 개입과 혁신을 더욱 촉진시키는 한편, 기존의 개발 노력과 중복을 피하고 보완하고 차별화해나가기로 했다.

이런 원칙에 따라 G20은 ▲인프라 ▲인적자원개발 ▲무역 ▲민간투자 및 일자리 창출 ▲식량안보 ▲성장복원력 ▲금융소외계층 포용 ▲국내재원 동원 ▲개발지식 공유의 9개 핵심분야를 선정하고 그에 따른 16개의 구체적인 행동계획들을 마련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러한 다년간 개발 행동계획은 개도국의 성장친화적인 지원을 위해 사회간접자본, 인력,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는 개발지원방식을 포괄한다.

행동계획들에는 빈곤층의 금융접근성 확대를 위해 빈곤층이 쉽게 자금을 빌려 자력갱생을 할 수 있도록 국제기금을 조성하는 방안과, 세계 농업생산성 격차 해소방안 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개발지원 방안 등이 담겼다.

또한, 인프라 개발과 관련 '인프라 투자를 위한 고위급 패널'(HLP)을 설립해 내년 프랑스 G20 정상회의까지 운용하기로 했다.

인적자원 개발과 관련해서는 개도국과 저소득국가의 고용과 생산성 증진을 위해 세계은행, 국제노동기구(ILO), 유네스코 등에 국제적으로 비교 가능하고 실용적인 직업기술측정지표의 개발작업을 요청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G20 정상회의 종료 직후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개발의제의 성과에 대해 "한국의 제안에 따라 G20에서 처음으로 개발의제를 다루게 된 것을 대단히 뜻깊게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G20은 20개국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며, 170개가 넘는 개발도상국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도국의 경제를 자립시키는 것"이라며 "개발문제는 G20 국가가 아닌 국가를 성장시켜 결국 세계경제를 지속적으로 균형되게 하는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금융안전망 구축과 함께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핵심의제로 G20 무대에서 개발논의를 주도해온 정부는 개도국과 신흥국의 중요성이 세계경제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분위기 등을 바탕으로 향후 개발 의제가 G20과 유엔의 주요 논의과정에서 계속 주요 과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시민단체도 개발의제의 성과에 대해 '개도국이 중심이 된 새로운 개발방식'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전 세계 빈곤운동단체들의 모임인 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트워크(GCAP)는 정상회의 종료 뒤 논평자료를 내고 "서울 정상회의가 개도국의 가난문제를 다루는 서울 개발 컨센서스와 다년간 행동계획을 채택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GCAP는 "서울 컨센서스는 과거 서구중심의 신자유주의적 개발 이념을 반영한 '워싱턴 컨센서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경제성장을 통한 새천년개발목표(MDGs) 실현, 지구적 차원의 개도국과 선진국 간 파트너십 등 개도국이 중심적 역할을 하는 새로운 개발방식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GCAP는 "서울 컨센서스에서 개발의 결과에 대한 적절한 책임 프레임워크(accountability framework)의 실천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고 시민사회의 역할과 참여보장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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