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지현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환율문제를 놓고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12일 양국 정상은 회담에 앞선 기자 회견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회담에 들어서자 곧 위안화 절상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무역 불균형이 심해져 세계경제 회복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위안화 절상을 요구했으나 후 주석은 이에 대해 "환율 개혁은 매우 건전한 외부 환경을 요구하고 오직 점진적으로만 이뤄질 수 있다"며 “중국이 지금까지 보여온 위안화 절상노력을 미국이 주목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후 주석은 또 "미국 정책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감안했어야 한다"며 미국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사실상 비판했다.
또한 대북 문제에 대해서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진정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중국이 나서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 진전을 위해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미국은 중국이 수출을 늘리기위해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위안화 절상을 요구해 왔다.
중국은 제한적인 위안화 절상 조치를 취하는 한편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주도하면서 미국이 신흥국에 달러를 대량 유입시키는 방식으로 자국의 성장만을 모색한다고 맞서왔다.
한편 안호영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환율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양자 간 해결하는 시나리오와 G20 정상회의에서 거시 국제공조 중 한 부분으로 다루는 시나리오가 있겠지만 후자 시나리오에서 해법을 찾는 것이 더 수월할 것"이라며 환율 문제에 대한 미·중 양국 간 타결이 어려울 것임을 예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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