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은영 기자) 정당 가입과 후원금을 낸 혐의로 현재 재판중인 전교조 교사에 대해 인천시교육청의 '징계 재검토' 방침이 알려지자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9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1심 판결 이후 징계절차에 착수한다는 당초 입장을 변경,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더욱 높다.
이번 시교육청의 입장 변경 이유로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압력 행사에 따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교육청 한 관계자는 "교과부의 압력으로 인해 나 교육감은 실무진에 징계 연기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 교육감은 중간 위치에서 교과부의 압력이 공식적, 비공식적 루트를 통해 잇따라 들어오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는 12일 논평을 통해 “정당 소액 후원금 관련 전교조 교사에 대한 인천시 교육청의 징계는 이미 종료된 사안”이라며 “시교육청이 관련 규정을 모를 리 없음에도 징계위원회를 다시 소집하려 한다면 징계위원회 스스로가 법령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교과부를 비롯한 여러 곳의 압력이 시․도 교육청에 내려왔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긴 하나 이런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굴복하는 결정을 내리려 한다면 인천의 교육자치가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라고 질책했다.
아울러 전교조 인천지부는 “부당하게 징계위원회를 다시 소집하려고 하는 인천시교육청에 강한 항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시교육청 현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도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 판결도 나기 전에 교과부가 징계를 요구하는 행위는 지방교육청의 자치와 권한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이는 교사들에 대한 명백한 정치탄압으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교과부는 사법부 판결 이후에 징계를 하지 않는 교육청에게 직무이행명령을 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 달 국정감사에서 정당 관련 교사의 징계문제는 시도교육청이 자발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며 교과부를 압박했다.
더욱이 이들은 "인천시교육청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만큼 법원 판결 이후에 징계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며, 나근형 교육감과 징계위가 자치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것으로 믿는다"며 현명한 판단을 요구했다.
이에 민노당 인천지부는 "시 교육청이 사법부 판결이전에 징계를 강행한다면 그것은 민의를 무시하고 역사를 거스르는 반교육적 사태로 규정, 인천시의회는 물론 인천지역 40여개 시민사회 단체와 연대해 강도높은 투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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