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이 다시 대기업들의 유망 신수종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들이 주로 투자하고 있는 고순도 제품이 가격 강세를 보이는 등 사업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폴리실리콘 사업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정밀화학이 MEMC(미국 실리콘 제조업체)와 합작으로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확정된 바 없으며 6개월 내 입장을 재공표하겠다고 밝혔다.
LG는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기 위해 LG화학의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올 연말까지 진출 여부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이들은 실상 오래 전부터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 의사를 밝혀왔지만 경기침체로 한때 관심이 수그러드는 듯했다. 그러나 태양광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폴리실리콘 사업도 다시 상승세를 타며 대기업들의 유망한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공급과잉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은 하락했지만 고순도 제품은 오히려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기술 장벽이 높은 고순도 제품은 대기업들의 주요 투자 영역이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낮은 순도 제품은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진 반면 고순도 제품은 강세를 나타내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현물가 기준 저순도 제품 가격은 kg당 평균 80달러로 6-나인, 7-나인급의 경우 60~70달러까지 떨어졌다. 반면 고순도 제품은 100달러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 여건도 좋다. 내년엔 발전차액이 감산되지만 2012년부터는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화)제도가 도입된다. RPS는 경쟁입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대기업들에게 유리할 전망이다.
수출에는 어느정도 변수가 있다. 국내 태양광 관련 수출의 70%가 유럽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정부들은 최근 발전차액을 감산하고 있어 시장 규모가 축소될 우려가 있는 것. 그러나 내년 한·EU(유럽) FTA가 시행되는 것은 분명 수출 기업들에겐 호재다.
삼성 등 대기업들의 폴리실리콘 신규 진입이 이뤄질 경우 기존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대부분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경쟁이 덜하고, 신규 업체가 상업화에 안착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국내 대표적 폴리실리콘 업체 OCI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10-나인, 11-나인급 초고순도 제품을 만들고 있어 신규 업체가 우리보다 기술력이 좋다고 보기 어렵다"며 "또한 우리는 자체 기술력과 운영경험을 보유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어 가격 면에서도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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