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나홀로 호실적을 기록한 KT가 경쟁사인 SK텔레콤과의 시가총액 차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는 3분기 무선사업부문과 아이폰4 판매 증가에 따른 상품매출 증가 등으로 눈에 띄는 외형성장을 이룩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KT가 이번 3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에도 퇴직급여, 감가상각비 등이 감소해 실적을 개선시켰다며 향후 실적개선세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T는 전날보다 350원(0.75%) 오른 4만6650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KT는 전날 3분기 영업이익이 5944억68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5조2333억원으로 8.6%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505억7200만원으로 0.2%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3분기 통신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웃돈 수치로, 특히 매출 증가면에서 경쟁사를 뛰어 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마케팅비용은 9월 통신사간 경쟁 과열로 7405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대비 7.7% 증가했다. 그럼에도 예상보다는 순이익 감소가 크지 않았는데, 이는 전년 특별 명예퇴직에 의한 퇴직자 감소로 퇴직급여가 크게 줄었고 수선비도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시기적으로 증가가 예상됐던 감가상각비가 전분기 수준에 그친데다, 이동통신단말기에서 판매 이익이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
최남곤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비용의 부담은 커졌지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4분기는 경쟁도 완화된데다 스마트폰 위주로 좀 더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KT가 1조7400억원, SK텔레콤이 1조5800억원이었다"며 "스마트폰과 테블릿PC 등의 활성화로 KT의 네트워크 경쟁력 가치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가 이어져 현재 SK텔레콤과 KT간 시가총액차이(2조2000억원)는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한 3분기 스마트폰이 실질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4분기에는 아이폰4의 본격 출시로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스마트폰 가입자 중 5만5000원 요금제 가입자는 28%에 불과했다가 10월까지 43%로 늘어났는데, 이 중 아이폰4의 가입자가 60%에 이르고 있다"며 "늘어나는 스마트폰 사용자는 정액요금을 내는 고ARPU 고객으로서 수익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2월에 시행될 초당과금제나 테블릿PC의 보급은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초당과금제 실시로 무선음성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유무선 결합상품 경쟁에 따라 유선 수익성의 악화 속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아이패드 등의 테블릿PC에 대한 높은 기대에 비해 수익 기여도는 낮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심재진 기자 jjsim@ajnews.co.kr[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