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포커스] '소셜소싱' 통해 아이디어 얻는 美 유니레버

2010-11-1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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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시장이 최근 급격히 세를 불리며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격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은 지난 7월 회원수를 5억명으로 불렸다. 중국(13억5000만명)과 인도(12억1000만명) 다음 가는 인구 대국으로 성장한 셈이다. 미국과 유럽 등 노쇠한 선진시장을 등지고 중국과 인도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SNS는 별천지가 아닐 수 없다.

SNS시장에는 잠재고객만 넘쳐나는 게 아니다. 특정 분야에 관한 한 전문가 뺨치는 지식과 기술을 가진 네티즌도 부지기수다. 기업은 이들로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아웃소싱할 수 있다. 이른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세계적인 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가 자사 보습제 브랜드 '바세린'을 알리는 과정에서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크라우드소싱 성공전략을 소개했다.

유니레버는 지난해 보습제가 가장 잘 팔리는 겨울시즌에 앞서 '바세린 인텐시브레스큐' 크림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블로그 사용자 가운데 제품 홍보에 앞장 설 '대변인'을 찾자는 것이었다.

'블로거 대변인' 아이디어는 앤 젠슨 유니레버 브랜드 구축 부문 이사로부터 나왔다. 그는 "겨울에는 건조한 피부 때문에 괴로워 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들을 찾아 구제해주면 제품을 알리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젠슨은 "효과를 본 블로거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바세린의 브랜드 이미지와도 잘 맞는다"며 "바세린 광고에는 영화배우 쯤은 돼야 등장할 수 있다는 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바세린은 젠슨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세계적인 광고회사 바틀보글헤거티(BBH)와 손 잡고 새로운 포장과 제품 개선사항 등을 알릴 블로거를 찾아 나섰다.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 웹사이트에 접속, '건조한 피부', '로션', '피부문제' 등의 키워드를 통해 대변인 후보 블로거들의 활동 내역을 살폈다.

애쉴리 벡튼 BBH 이사는 "대부분의 바세린 광고는 실존 인물 중심의 실제 이야기를 담아왔다"며 "우리는 찾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레버는 대변인 후보 블로거를 취합, 이메일을 보냈고 75명과는 직접 만나 인터뷰까지 하면서 가장 설득력 있는 소재를 가진 3명을 추려냈다.

이 중 한 명인 캐리 엘렌 아세토는 블로그에 아들의 습진과 자신의 건조한 피부에 대한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이 체육 교사로 근무할 때 한 학생의 권유로 유니레버의 로션을 쓴 뒤 야외에서 활동할 때도 피부의 건조한 느낌이 많이 가셨다고 했다.

아세토는 "내가 블로그에 쓴 글이 뽑혔다는 것이 부끄럽다"면서도 "실제로 누군가가 내 글을 보고 듣는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크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아세토를 비롯한 3명의 블로거들은 바세린의 '건조한 피부 순찰대'로 활동하게 된다. 이들은 유니레버가 주최하는 미션투어에도 참여한다.

유니레버는 페이스북에 투어에 참여했던 여성들의 동영상을 올릴 예정이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이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고, 유니레버에 샘플을 요구할 수도 있으며 친구에게 제품을 추천해 줄 수도 있다.

젠슨은 '대변인' 전략이 성공하려면 특정 제품을 사용해 효과를 본 이를 정확히 가려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변인뿐 아니라 다른 소비자들도 미션에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nvces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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