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개최로 온 나라가 비상사태 돌입이다.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모든 공무원과 경찰들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까지 동원돼 거리 청소를 하고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 기원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일부 대기업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특히 비지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국내 CEO들은 '열공모드'로 준비에 여념이 없다는 소식이다.
CEO들의 동정을 알기 위해 해당 기업들에 전화해 물어보면 이번 주는 'G20'참가 준비에 바쁘다는 얘기만 전한다.
특히 한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소그룹 의장(컨비너)를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집무실은 요즘 늦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비지니스 서밋 참석을 위해 광저우 아시안 게임 관련 출장에서 잠시 귀국할 정도다.
이처럼 서밋에 참석하는 CEO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연일 언론에 언급되고 있다. 처음으로 개최되는 것인만큼 관심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반면 이번 서밋에 초대받지 않은 CEO들과 그 기업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비지니스 서밋에 참석하지는 않더라도 관련 기업 CEO들을 만나고 자리가 마련될 만도 한데 그런 기회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인가 보다.
조직위에 신청된 미팅건수가 21개 기업 70여건이고, 신청없이 개별 기업들이 미팅을 잡은 건수가 더 많다고는 한다.
하지만 15개 국내 참가기업 외에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이들과 미팅을 잡았는지는 미지수다. 이런 만남의 자리는 어느 한 개인이나 기업의 역량으로 이룰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대차·SK·포스코 등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임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이들 기업 대표들은 국가가 마련해 주지 않더라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또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도 이미 갖춰졌다.
오히려 이런 자리를 빌어 글로벌 인맥들이 절실히 필요한 기업인들에게 인적 네트워크 형성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한국을 나서면 이들도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CEO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와 대기업의 배려가 더더욱 아쉽다. 결국은 또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
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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