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부회장 “한국도 유럽도 '품질'이 관건”

2010-11-10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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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초대 CEO 출신 “많은 성과 있었다”

   
 
제롬 스톨 르노그룹 마케팅 총괄 부회장. 초대 르노삼성 사장이기도 한 그는 국내 시장 점검을 위해 2박 3일(7~9일)의 일정으로 방한했다. (사진=김형욱 기자)

“당분간 한국(르노삼성)에 대한 추가 투자계획은 없다. 당분간 품질에 주력할 계획이며, 부산 제 2공장 건설 등 문제는 시의적절한 때가 오면 검토하겠다.”

제롬 스톨 르노그룹 마케팅 총괄 부회장(55)은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제롬 스톨 부회장은 지난 2000년 9월 르노삼성 출범 때부터 2006년 2월까지 초대 사장을 맡다 남미 지역을 거쳐 지난해부터 그룹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독과점 내수 시장 “관건은 품질”= “2000년부터 6년 동안 르노삼성 대표직을 맡아오면서 가진 첫번째 목표(꿈)는 품질과 그에 따른 고객 만족이었다.”

스톨 부회장은 국내 투자 확대에 관한 질문 속에서 이처럼 ‘품질’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국내 시장은 물론 유럽 시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신차 출시나 부산 제2공장 증축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전세계적으로 조금씩 생산 확대를 해 왔기 때문에 현재 판매량 대비 생산시설은 지금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장 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 사장은 여기에 “공장 증설은 2년이 넘는 프로젝트로 단기간에 걸쳐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향후 르노-닛산 차원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국내 독과점 구조 문제도 결국 제품의 품질이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 초 부품 조달 불만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서는 “기존 부품공장이 있는 동탄 2구역이 개발되며 경남 함안으로 공장을 이전했고, 때마침 수출 물량도 늘어 일시적인 수급에 차질이 있었다”며 “현재는 정상 상태”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은 마침 이날 자동차 전문 리서치사 마케팅 인사이트가 선정한 고객만족도 1위 시상식을 가졌다. 올해로 9년 연속 수상이다.

◆한-EU FTA 체결 “위기이자 기회”=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현대기아차 시장 확대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품질을 강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스톨 부회장은 “한-EU FTA 체결로 인한 현대기아차의 공세가 유럽 시장에서 르노에 위기가 될 지 기회가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진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르노는 유럽 내에서 소형차 부문에만 강점을 갖고 있으며 그 외 중형 이상 부문에서는 약한 게 사실”이라며 “(경영 실적 개선에 유리한) 중형급 래티튜드(뉴 SM5)를 내놓고 시장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열쇄는 고객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i시리즈 등 경소형차에 강점을 갖고 있지만 쏘나타나 K5 등을 내세워 중형 시장에서도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르노삼성 10주년 “많은 성과 있어”= “그 동안 많은 성과 있었고 이를 기쁘게 생각한다. 이제 향후 10년의 성공을 기획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스톨 부회장은 그 동안의 성과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10년 전 부임 후 6년 동안 고객 만족을 중심으로 임직원들과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결과) 르노삼성은 그룹 내 세번째 세일즈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번 방한 역시 내년 시장 유지를 위한 점검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는 가장 큰 성과로는 △품질과 고객만족 △수익성 유지 △독특한 노사관리(사원대표위원회) △수출 기반 등을 꼽았다.

특히 “한국은 브라질 등과 함께 그룹이 가장 흥미를 갖고 있는 시장”이라며 “판매는 물론 상징적인 측면에서 르노삼성이 그룹 내 갖는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으로 전기차를 꼽기도 했다. 르노그룹은 플루언스(SM3)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개발 시판을 계획중에 있다.

“(한국의 경우)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맞물려 가고 있다. 한국도 내년에는 프랑스 덴마크와 같이 친환경차 부양책에 대한 명확한 전략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 정책 이후 전기차 생산 출시 계획을 구체화 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상환율이 50%에 못 미치는 국내 금융권 부채 및 쌍용차 인수 포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르노는 삼성자동차를 공정한 거래를 통해 인수했고 르노가 해야 할 사업 확장 및 고용 문제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기회 창출을 위해 쌍용차 인수를 검토했으나 비싼 인수가격에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톨 부회장은 지난 7일 방한해 르노삼성 본사 및 공장, 연구소를 방문한 뒤 9일 출국할 예정이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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