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막강 타선의 강한 뒷심을 앞세워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경부선 시리즈'에서 먼저 웃었다.
롯데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5로 팽팽하게 맞선 9회초 선두타자 전준우가 상대 마무리 투수 정재훈을 좌월 1점홈런으로 두들겨 짜릿한 10-5 승리를 낚았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19차례 아치를 그렸던 전준우는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정재훈을 맞아 풀카운트 대결 끝에 6구째 시속 140㎞짜리 직구를 통타,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롯데는 5전3선승제 시리즈 승부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지난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치러진 19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18번 플레이오프 티켓을 얻었다. 1차전에서 이기고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건 지난해 롯데가 두산과 개막전 승리 후 3연패를 당한 게 유일했다.
정규리그 때 롯데에 7승12패로 밀렸던 두산은 안방에서 1승을 내줘 2차전을 꼭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플레이오프 진출의 분수령이 될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30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정규리그 3위 두산과 3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온 4위 롯데의 `창과 창' 대결에서 불꽃 튀는 공방전이 펼쳐졌다.
올해 나란히 14승을 수확한 켈빈 히메네스(두산)가 경기 초반 상대 타선의 예봉을 막아내지 못했다.
팀 타율 1위(0.288)의 막강 타선을 앞세운 `거인군단'이 기선을 잡았다.
롯데는 1사 2, 3루에서 히메네스의 폭투 때 3루 주자 홍성흔이 홈을 밟아 귀중한 선취점을 올렸다. 롯데는 계속된 공격에서 전준우의 좌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아 2-0으로 앞섰다.
두산은 3회 1사 1, 3루를 무산시켰지만 4회 들어 힘이 떨어진 롯데의 에이스 송승준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편도선염에 걸려 전날 40도의 높은 열에 시달렸던 송승준은 4회 2사까지 삼진 4개를 곁들이며 산발 3안타로 막는 `고열 투혼'을 발휘했으나 4회 김동주에게 우전안타, 이성열, 양의지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에 몰렸다. 두산의 주장 손시헌은 2타점짜리 좌중간 적시타 2-2로 균형을 맞췄고 임재철이 우전 적시타로 3-2로 승부를 뒤집었다.
추월당한 롯데의 방망이가 5회 들어 다시 폭발했다.
롯데는 전준우의 내야 안타와 김주찬의 몸 맞는 공으로 1사 1, 2루를 만들고 나서 손아섭과 이대호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보태 다시 4-3 역전에 성공했다.
5회 2사 2, 3루 기회를 무산시켰던 두산이 6회 임재철과 고영민의 연속 적시타로 5-4 재역전에 성공했다.
롯데는 다행히 1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김사율이 두산의 4번 타자 최준석을 병살타로 처리해 급한 불을 껐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1점차 박빙 리드를 잡자 7회부터 마무리 정재훈을 마운드에 올려 잠그기에 들어갔지만 오히려 섣부른 투입이 패착이었다.
롯데는 7회 2사 2루에서 조성환의 1타점 중전 적시타로 5-5 재동점을 만들었다. 정규리그 막판 음주사고를 일으키고 잔여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던 이용찬 대신 소방수 임무를 맡아왔던 정재훈은 9회 한 방에 완전히 무너졌다.
정재훈은 9회 롯데 첫 타자 전준우에게 역전 1점홈런을 얻어맞고 강판당했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바뀐 투수 임태훈의 제구력 난조를 틈타 1사 만루를 만들고 조성환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쐐기점을 뽑았다. 이어 바뀐 투수 김승회의 패스트볼에 편승해 1점을 보태고 이대호의 1타점 적시타와 홍성흔의 희생플라이 등으로 9회에만 대거 5득점, 승리를 확정했다.
두산은 구원 투수진의 난조 탓에 스스로 무너진 반면 롯데는 강한 뒷심을 발휘하며 1차전 승리를 자축했다.
이날 결승 홈런 등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전준우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상금 1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을 받았다. 또 롯데 `캡틴' 조성환과 토종 거포 이대호도 나란히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한편 이날 잠실구장에는 2만7천여석 입장권이 일찌감치 모두 팔려 지난해 10월10일 SK-두산의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포스트시즌 11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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