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의 이날 민주당 정책위의장단과의 오찬은 특임장관 취임 이후 상견례를 겸한 자리로, 이 장관이 먼저 제안해 이뤄진 것이다.
민주당측에서는 전병헌 정책위의장과 이용섭 정책위 수석부의장, 김영록 김재윤 백재현 오제세 주승용 의원 등 7명이 참석했다.
이 장관이 지난 17일 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만찬을 겸한 상견례를 가진 지 12일만에 다시 자리를 마련한 것은 여야간 소통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는 회동 시작부터 야당 의원들에게 예의 90도로 인사, `낮은 자세'를 취하면서 "정부와 야당간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거듭 전했다. 동시에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 소통하자"고 야당의 이해와 협력을 요청했다.
이 장관은 "오늘 자리는 신고식으로 생각해달라. 야당과 여당을 바꿔가며 해보니 내가 야당할 때 한 게 부메랑이 돼 `그때 덜 할걸'하는 생각도 드는데 야당 의원들도 보면 여당을 생전 안해본 것처럼 한다"며 웃었다.
이에 전 의장은 "여야가 역지사지하는 문화가 형성될수록 정치가 발전하는 것 같다"고 화답했고, 김재윤 의원은 "장관이 여야 사이에서 역할을 잘하고 있어 앞으로 여야관계가 좋아질 것 같다"며 덕담을 건넸다.
하지만 이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4대강 사업 등 현안에 대해서는 미묘한 신경전이 오가기도 했다.
전 정책위의장은 이 장관에게 "지난번 국회 예결위에서 국회 4대강 검증특위 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고 있느냐"며 "특위를 열어 원만하게 해결해야 대통령 국정운영의 짐도 덜 수 있지 않겠느냐고"고 말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공사가 더 진행됐다"며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는 점을 강조한 뒤 "여야 원내대표간 어떻게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7월 이 장관이 내정자 신분이었을 당시 대북 쌀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한 사실을 거론하며 "장관이 잘 될 수 있도록 더욱 적극 나서달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에 이 장관은 "잘 알겠다"고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이어 저녁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배은희, 원희목, 정옥임, 조윤선 의원 등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 16명과 만찬을 함께 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김옥이 의원도 참석했다.
그는 "이제는 친이(친이명박).친박을 떠나 확실히 하나로 뭉쳐야 할 때"라며 "국민은 하나로 뭉치는 여당의 모습, 호흡이 맞는 당.정의 모습을 원하며, 그래야만 국민이 우리에게 `한번 더 해봐라'고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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