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은 물론 기관들도 지수가 어느정도 오르면 '팔자' 대열에 가세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전날 밤 뉴욕증시만 괜찮으면 거침없이 '사자'행진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돌파한 지난 10일 이후 벌써 11일째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의 이런 '바이코리아' 행보는 미국, 유럽을 비롯한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기조와 이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과잉에 따른 현상이어서, 유로존 재정위기재발이나 선진국의 디플레이션 심화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정부가 중국, 일본 등과의 마찰을 불사하고서라도 약달러 기조를 이어갈 태세여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유입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그 강도 또한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48포인트(0.56%) 오른 1866.45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873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08년 5월20일 1873.15 이후 2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도 1033조3450억원으로 지난 27일 기록한 1029조7920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뒤집었다.
급등을 이끈 주인공은 역시 외국인이다. 이날 외국인은 346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 15일 이후 가장 많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올들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들인 누적 순매수액은 11조8867억원이다.
또,이달 들어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도 2조원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바이코리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추가 양적 완화를 시사하고 일본이 추가 경정예산을 발표하는 등 경제정책을 부양 쪽으로 선회하며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자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 신흥국으로 강하게 유입될 것"이라며 "10월 코스피 밴드 1750~1930으로 예상돼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게다가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매수세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일본의 환율전쟁으로 원화 가치가 오르고 주식과 채권 가격도 상승하며 '트리플 강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미국과 중국, 일본이 서로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려 환율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원화를 비롯한 이머징마켓 통화가 일제히 절상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원화 자산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원화가치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아시아 통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못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시장의 우상향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여행, 항공, 내수, 철강, 조선 등 원화 강세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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