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류특별전 '남녀의 미래展'···性에 대한 숨겨진 진실

2010-09-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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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라이더만·정정엽 등 12명 작가 참여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현대미술의 흐름과 단면을 '남과 여'라는 주제로 분석한 해외교류특별전이 '남녀의 미래(No More Daughters & Heroes)展'오는 10월 7일부터 12월 12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정정엽, '싹', 2010, 캔버스 위에 아크릴, 116.8ⅹ91cm
독일에서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와 아람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토마스 엘러(Thomas Eller),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 유리 라이더만(Yuri Leiderman), 피치스(Peaches), 카타리나 지버딩(Katharina Sieverding), 폴라 지버딩(Pola Sieverding), 얀 페터 E.R. 존탁(Jan Peter E.R. Sonntag)
, 정정엽(Jungyeob Jung), 김영섭(Youngsup Kim), 김지혜(Jeehye Kim), 김성래(Sungrae Kim), 송호준(Hojun Song)등 총 12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성(性)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다.

관람객들에게 획일화된 성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본래의 진실에 주목하도록 요구한다. 권력과 담론을 통해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성은 오히려 '남녀 차이, 혹은 동일성'이라는 주제를 초월한 상태, 즉 지극히 평화로운 소통 속에서 이뤄진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스 엘러는 작품 'Dopplepass(give-and-go)'를 통해 자신과 동명이인인 오스트리아의 프로축구선수를 보여준다.

그가 말하는 정체성은 인간의 동일성과 독자적 성격을 뜻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개별 주체간 이름과 역할이 공유되고 교환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유동적이고 해체적으로 해석된다.

하룬 파로키는 작품 '이미지(Ein Bild)'를 통해 대중매체에서 보여지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이미지들이 사실은 조작과 편집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회의론적 관점을 전달한다.

그의 작품은 1983년 성인용 잡지인 '플레이보이'의 촬영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고 있다. 에로스와 감성은 사라지고 잡지를 읽는 독자가 원하는 기표적인 이미지만 생산한다.

   
 

 Yuri Leiderman, Death of Mammuth, 2009, Video, Sound, 1’ 41’’

냉전시대를 경험한 러시아의 유리 라이더만은 'Killing bald man in shelter by empty bag on the head' 퍼포먼스를 통해 권력이라는 이데올로기를 풍자적인 행위로 해체하고 전복시킨다.

국내작가 정정엽의 작품 '싹'도 눈길을 끈다. 정정엽은 1980년대 말 '우리 봇물을 트자 : 여성해방시와 그림의 만남'이란 주제로 한국 여성미술의 새물결을 연 주인공이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곡식은 여성성이 지닌 고유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얼굴' 연작도 곡식의 낱알에 담겨있는 자연적인 마력과 결합되면서 삶의 애환과 기쁨이라는 심연의 감정을 묘사한다.

이밖에도 김성래는 왜곡된 인체조각을 통해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인간소외 문제와 소통부재, 가치관의 혼돈 그리고 그로부터 야기되는 집단과 개인의 트라우마를 표현하고 있다. 문의 031-960-0115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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