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궈메이전기의 한 점포.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몇 개월간 이어져온 중국 가전 유통시장의 최강자 궈메이(國美)그룹의 신구 세력간 경영권 다툼이 일단락을 맺었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28일 홍콩에서 개최한 궈메이 임시 주주총회 결과, 황 전 회장측이 제기한 천샤오 사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퇴진 결의안이 부결됐다고 29일 보도했다.
특히 중국 신문들은 이번 사태 추이를 신속하게 보도하는 한편 궈메이 사태는 중국 내 민영기업 발전에 시사점을 제공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중국 경화시보는 천 사장의 승리는 기업 주주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린 선택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평했다. 또한 천 사장이 향후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사를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 전 회장이 내부자 거래,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감옥에 수감된 이후 궈메이가 천 사장의 리더십 아래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것이 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하게 된 강력한 이유라는 것.
실제로 궈메이 전기 2010년 상반기 총 수익은 248억73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급증했다. 또한 올해 2분기에는 총 130억9200만 위안의 매출수입을 거둬들여 상장 이래 최고의 실적고를 올렸다.
비록 궈메이 사태로 중국 민영 기업의 지배구조 취약점이 드러났지만 오히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궈메이가 중국 민영기업 발전의 모범이 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한편 중국 해방일보는 이번 경영권 분쟁 사태를 중국 내 가족식 경영체제가 현대식 경영체제로 전환 시 맞닥뜨리게 되는 ‘성장통’에 비유했다.
이 신문은 중국 현행 법규에는 가족식 전통기업이 주식회사로 발전해 나갈 때 창업자 이익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대다수 민영기업 창업자들은 자신의 이익이 훼손될 것을 우려, 현대식 기업관리체제의 주식회사로 전환하기를 꺼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장강삼각주 내 한 민영기업 사장은 “회사를 주식회사로 전환하기 전 과연 스스로가 주식회사 사장으로서 준비가 됐는지를 심사숙고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중국 시나닷컴의 한 네티즌은 블로그를 통해 황 전 회장을 직접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황 전 회장이 자신의 실수로 회사가 위험에 빠졌을 때 천 사장에게 회사를 위임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회사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자 반대로 천 사장을 몰아세우고 있다며 황 전 회장의 욕심이 향후 경영권 분쟁을 장기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제이미 알렌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 회장은 “이번 궈메이 사태는 중국 민영기업의 지배구조에 각종 불확실성 요소가 내재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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