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 보완, 대기업 협력사 지원 세액(7%)공제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 중기 정책자금 2000억 조성
정부가 29일 발표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관행을 개선하는 것과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강화해 실질적 동반성장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 공정거래 질서 확립
우선 일방적인 대기업 규제나 중소기업 보호가 아닌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를 통해 동반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중소기업의 조정신청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협동조합에게 납품단가 조정협의 신청권을 부여키로 했다.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제도 도입이 그것. 이를통해 신속한 납품단가 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정부는 동반성장을 위한 당근과 채찍 전략을 짰다. 동반성장 협약을 성실히 이행해 납품단가 조정 실적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서는 과징금·벌점 감경 등 인센티브를 확대함으로써, 기업 자율적인 납품단가 조정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의지다.
또 구두발주 후 일방적으로 위탁을 취소하거나 불공정한 계약서 작성을 강요하는 등 원사업자의 불공정행위에 따른 하도급업체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정한 하도급계약서 작성 문화를 정착시키기로 했다.
하도급업체에게 원가 등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에는 반드시 목적과 대가, 비밀유지, 권리 귀속 등을 기재한 서면으로 요청해야 한다. 원가자료 확인 명목으로 일방적으로 사업장을 실사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기술보호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조사도 까다롭게 이뤄진다.
'대규모소매업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부당반품, 판매수수료 부당 인상 등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로 했다. 50여개 대형유통업체와 1만여개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불공정행위도 조사할 방침이다.
◇동반성장 전략 확산
그간 일부 대기업 중심의 동반성장 전략은 자금융자 중심의 일시적 지원에 머문 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이번 대책은 아예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우선 사업이양권고 제도를 실효성 있게 뜯어고친다. 그간 정부에서 582개 품목을 일방적으로 고시하던 방식을 수정, 민간이 주축이 된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적합 업종.품목'을 지정하도록 했다. 특히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해당하는 대기업의 경우 자율적인 진입자제와 사업이양을 유도하고 이양실태를 공표하도록 해 사실상 `강제적 성격'을 강화했다.
대기업과 1차 협력사 관계에 머무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전체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기 위해 대기업의 협력사 지원 사업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7%) 조항도 신설했다.
아울러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내에 대.중소기업 R&D 비중을 상향 조정하고, 구매조건부 기술개발 지원을 올해 600억원에서 내년에는 800억원으로 높이는 등 정부 지원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대기업의 2.3차 협력사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대기업별 `동반성장 지수'에 2.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 실적을 포함시키고, 성과공유제 확산을 위해 공신력있는 전문기관이 중소기업의 원가절감 노력을 분석하도록 하는 내용의 원가절감인증제를 도입한다.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
최근 정부 조사결과, 대부분 중소기업이 불공정 거래관행과 함께 인력과 자금난을 경영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번 방안에선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과 자금 부분의 구체적인 대안도 마련했다.
우선 중소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 확산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이 스스로 마련한 구조개선 계획에 대한 세제와 금융 등 분야에서 패키지 지원을 추진한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선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로 입을 모은 외국인 근로자 제도를 신축 운영한다.
이를 위해 기업 수요를 분기별로 점검해 외국 근로자 쿼터를 신축적으로 운영하고, 도입기간 단축 및 신고서식 간소화, 계약만료시 신규인력 고영허가 사전신청 허용 등 제도개선을 통해 숙련된 외국 기능인력을 도입할 수 있는 틀도 마련한다.
연구기관 위주의 석.박사급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 배정을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변경하고 출연연 연구인력 파견을 확대, 고급인력 지원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2000억원의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추가 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