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사나이' 양준혁(41.삼성)이 보유 중인 프로야구 통산 최다 안타가 결국 2천318개에서 멈췄다.
양준혁은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 은퇴경기에서 3번 타자로 출장해 네 번 타석에 나왔지만 모두 SK 왼팔 에이스 김광현(22)에게 삼진으로 돌아서는 등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로써 양준혁의 통산 기록은 2천135경기 출장, 안타 2천318개, 홈런 351개, 타점 1천389개, 득점 1천299개, 사4구 1천380개, 3천879루타에서 끝났다. 7개 부문 모두 최다기록이다.
삼진은 이날 3개를 보태 910개가 됐다. 양준혁의 마지막 안타는 7월1일 롯데와 경기에서 나온 좌선상 2루타, 마지막 타점은 7월9일 넥센과 경기에서 나온 희생플라이 타점이다.
지난 7월26일 은퇴를 선언한 뒤 곧바로 1군에서 빠졌던 양준혁은 은퇴 경기를 11일 앞둔 지난 8일 롯데와 경기에서야 1군에 돌아왔고 전날까지 대타로만 세 차례 타석에 들어섰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올해 타격감각이 많이 떨어졌던 데다 50일 가까이 연습을 쉬면서 실전 감각마저 무뎌져 공을 맞히는 게 절대 쉽지 않았다. 방망이가 좀처럼 공을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양준혁 선배를 세 번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겠다"고 각오를 다진 김광현은 작심한 듯 광속구를 뿌려 양준혁에게 안타는 언감생심으로 보였다.
1회 2사 후 3루 응원단상에서 DJ DOC 보컬 김창렬이 부른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노래에 맞춰 타석에 들어선 양준혁은 김광현에게 3구 삼진으로 돌아섰다.
초구는 시속 148㎞짜리 직구, 양준혁은 133㎞ 슬라이더를 때렸지만 파울이 났고 138㎞짜리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당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양준혁은 삼진을 의식했는지 초구부터 시속 138㎞짜리 변화구가 들어오자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렸으나 파울이 됐다.
볼 카운트 1-1에서 김광현이 시속 150㎞짜리 강속구를 바깥쪽에 박았고 2-2에서 같은 곳으로 들어온 147㎞짜리 빠른 볼에 양준혁은 힘없는 스윙으로 두 번째 삼진을 맛봤다.
7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와 126㎞짜리 변화구와 150㎞짜리 직구를 잇달아 파울로 걷어내 안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볼 카운트 2-1에서 바깥쪽 높은 151㎞짜리 직구에 다시 헛스윙했다.
오른팔 송은범과 맞붙은 9회에는 볼카운트 0-2에서 바깥쪽 변화구를 잡아 당겨 2루수 정면으로 굴러가는 타구를 '마침내' 때렸고 전매특허인 '1루까지 전력 질주'를 최종적으로 팬들에게 선사했다.
한편 1회부터 9회까지 모두 뛴 양준혁은 1~4회는 1루 미트를 끼었고 5~8회는 우익수, 9회에는 좌익수로 나서 팬들과 마지막 호흡을 함께했다.
1회 김강민의 땅볼을 잡은 유격수 김상수가 낮게 던졌지만 잘 걷어내 타자를 아웃시켰고 우익수로 변신한 6회에는 박재홍의 높이 뜬 타구를 잠시 멈칫했지만 글러브로 잡아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