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외무장관은 18일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의 전화회담에서 “팔레스타인은 아홉 달을 낭비했고, 열 번째 달에도 평화협정을 달성하겠다는 의도에서가 아니라 강제적인 외압 때문에 협상에 응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위해 10개월간의 정착촌 동결을 결정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동결 대상에 서안 지역뿐 아니라 동예루살렘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협상에 불응하다가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지난 2일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스라엘과의 대화를 재개했다.
리베르만 장관은 또 헤이그 장관에게 “정착촌 동결 요구는 평화협상을 회피하려는 팔레스타인의 핑계”라며 “그들은 동결 조치가 연장되면 다른 핑계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은 지난 14일과 15일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잇따라 개최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협상에서 정착촌 건설 유예 조치가 연장되지 않으면 협상을 끝내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차지한 서안 지역과 동예루살렘, 가자지구를 돌려받아 독립국가를 건설하려는 압바스 수반으로서는 이스라엘이 이들 점령지에서 일종의 식민마을인 정착촌을 계속 건설한다면 평화협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8일 밤 방영된 이스라엘 ‘채널1 TV’와의 인터뷰에서 정착촌 건설 재개가 평화협상을 침몰시키는 어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이번 평화협상이 실패하면 중동 지역 전체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테러가 증가할 것이라며 정착촌 동결이 연장되고 협상이 진지하게 이뤄지면 수개월 내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정의 틀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