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셋째주 화제의 책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

2010-09-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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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 가마타 히로키/ 부키
 “인간은 지극히 평범한 별에 딸린 작은 행성에서 사는 제법 진화한 원숭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간은 우주를 이해한다. 그래서 너무나 특별하다” 스티븐 호킹이 한 말이다. 이 말을 잘 살펴보면 인간은 별 볼일 없는 작은 원숭이가 되었다가 지구의 지배자가 되고 우주의 미아가 된다. 과학자가 안겨준 새로운 세계를 통해 인간의 위치가 결정된 것이다.

 ‘시데레우스 눈치우스’가 책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인간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인 줄 착각했을 것이다. ‘성운의 세계’가 없었다면 우주에 우리 은하와 같은 은하가 수없이 많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상대성 이론’이 발표되지 않았다면 히로시마 원폭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중나선’이 아니었다면 유전자의 본질과 게놈 치료에 접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또 ‘침묵의 봄’이 출간되지 않았다면 농약은 전세계의 흙을 뒤엎고 있었을 것이다.

책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준 과학의 고전을 다뤘다. 앞에서 언급한 책들을 포함해 총 14권을 엄선해 과학자의 연구와 발견이 어떻게 세계를 움직였는지 과학의 본질과 내용을 풀어놨다. 그 시대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고 현대에는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엮었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에서만 1000만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500만명은 곤충 때문에 죽었다. 발진티푸스를 옮기는 ‘이’가 바로 범인이다. 오늘날 이 곤충 때문에 매년 100만명이 죽는다. 이 중에서 90만명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사는 아이들이다. 이 어린이 사망자 중 71퍼센트는 5세 이하다.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말라리아 모기다. 1944년엔 미국정부가 '우리의 적은 독일과 말라리아'라는 포스터를 만들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였다.

다행히 이와 말라리아 모기를 박멸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발견됐다.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 쉽게 말해 DDT다. DDT합성법은 이미 1873년에 알려졌지만 1943년 다른 모기약보다 100배나 강한 제품으로 개발됐다. 덕분에 해충이 줄어들어 농작물 생산량이 30~50퍼센트 증가했다. 개발자인 독일 화학자 파울 뮐러는 194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자리매김한 과학사 뿐만 아니라 사상과 철학사적 관점에서 그 의의를 서술했다. ‘생물학의 새로운 개척자’라 불리는 윅스퀼은 당시 시대에 역행하는 학설을 내놨다. 윅스퀼은 모든 생물에게는 각자 주관적인 환경의 세계가 있으며 인간도 그 생물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인간의 경우 사회 구조와 별개의 형태, 개개인의 가치관의 차이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즉 개인은 자신만의 생각 속 세계에서 살아갈 뿐이고 타인이 생각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철학자 칸트의 인식론과 통한다. 인간이 어떤 대상을 인식하기 시작할 때 그 대상은 처음으로 실재하는 것이 된다. 윅스퀼의 환경세계 관점은 칸트 인식론의 생물학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책은 그 밖에 고전과 관련된 과학자와 과학책 소개, 관련 에피소드 등을 흥미롭게 얘기한다. 또 일종의 쉬어가는 페이지로 칼럼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을 소개한다. 현대 과학을 이해하고 고전 과학이 담고 있는 지혜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s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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