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투수 홍상삼(20)이 '미리 보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귀중한 승리를 낚아 포스트시즌에서 활약을 예고했다.
홍상삼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동안 롯데 강타선을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4승(3패)째를 거뒀다.
이날 롯데가 두산에 이기고 KIA가 SK에 지면 롯데의 4위가 확정되는 상황이었지만 두산은 홍상삼의 역투를 앞세워 안방에서 '남의 집 잔치'를 막아냈다.
홍상삼은 '거포' 이대호를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묶은 것을 비롯해 이대호-강민호-가르시아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 안타와 볼넷을 하나 씩만 내줬다.
특히 팀이 2-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4회초에는 이대호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손아섭과 전준우, 강민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6회초에는 1사 후 손아섭에 안타를 맞고 전준우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지만 이대호를 상대로 병살을 유도해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두산 타선도 4회말 한 점을 더 뽑은 데 이어 선발 전원 안타를 터뜨리며 8회에도 2점을 보태 홍상삼의 승리를 거들었다.
홍상삼은 "4회 연속 삼진을 잡을 때와 6회 (이)대호형을 상대로 병살을 잡을 때 모두 포크볼을 결정구로 썼다"면서 "오늘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대호형이라고 해서 피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08년 데뷔해 지난해 1군에서 첫 시즌을 보낸 홍상삼은 '거인 천적'으로 군림했다.
자신의 9승 중 절반에 가까운 4승을 롯데를 상대로 거뒀고 평균 자책점도 2.70으로 자신이 상대한 7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또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와 6⅓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두산을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려놓기도 했다.
올해는 중간과 선발을 오가면서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7.05로 다소 부진했던 홍상삼은 롯데와 4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 15.09로 지난해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김경문 두산 감독은 최근 홍상삼을 다시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넣기 시작했고 이날 롯데를 겨냥한 '비밀 병기'로 홍상삼을 투입했다. 홍상삼도 최고의 피칭으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4위 확정을 눈앞에 뒀던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홍상삼이 경기 내내 우리 타자들을 잘 막았다"며 홍상삼의 호투에 막혔음을 인정했다.
홍상삼은 "올해 롯데와 경기에 약했던 것은 시즌 초반에 밸런스가 안 좋았을 때 롯데를 많이 상대해서 그랬던 것 같다"면서 "오늘은 직구에 힘이 있었고 볼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홍상삼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해서 포스트시즌에서도 지금처럼 잘 던지고 싶다"면서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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