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2일 저녁 방한했다.
지난 2월말 이후 처음으로 서울을 찾은 그의 행보에 외교가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가 미묘하게 변하고있다는 관측과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천안함 사건 이후 교착상태인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는데 촉매제가 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 있을 대화에 기대가 크다"며 "한국 정부의 관리들과 만난 후 더 할 말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3일 신각수 외교장관 직무대행을 예방하고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를 통해 그는 천안함 국면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함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양국간 향후 행동 방향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서 대표적인 협상파 인사로 거론되는 보즈워스 대표는 일단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성의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한국 정부의 의견에 '공감'을 피력하면서도 북한 비핵화 문제가 '아무런 진전'없이 시일을 허비하는 상황을 더이상 용인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피력할 가능성이 있다는게 관측통들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순방 길에 나선 그의 등장을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대북기조가 천안함 사건에 따른 제재 일변도에서 대화국면으로 이동하는 기류로 해석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보즈워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방북해 핵문제를 논의한 바 있고 그동안 북.미 양자대화와 6자회담 재개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천안함 사건이 터지기 전인 지난 3월 1일에도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동의한다면 6자회담은 곧바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보즈워스 대표는 이번 방한에서 한국와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둘러싼 입장을 적극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과 북한이 뉴욕 채널을 재가동하고 있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 경우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의 기류를 확인하고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전향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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