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수도권 전세시장.. 집값 상승의 신호탄?

2010-09-0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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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최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전세가격이 일제히 반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 강남권 전세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인근의 경기 성남 판교나 분당, 용인 등의 전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내년 봄 이사철 부터는 공급부족으로 인한 전세대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9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들어 꾸준히 상승하던 서울지역 전세가격은 지난달 전월 대비 0.16% 올랐다. 상승폭도 전월에 비해 2배 이상 커졌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지난 6월 전월대비 0.47% 상승한 것을 비롯해, 7월 0.46%, 8월 0.55%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지난달 각각 0.19%, 0.12%로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서대문구(0.68%), 용산구(0.48%), 강서구(0.51%), 강북구(0.21%), 영등포구(0.15%), 동작구(0.15%) 등 주요지역 전세가격이 지난달부터 줄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지역 전세가도 지난 7월에는 0.03% 떨어졌지만 지난달에는 0.10% 반등했다. 도시별로는 시흥(0.92%), 안양(0.62%), 양주(0.45%), 의왕(0.41%), 오산(0.32%) 순으로 올랐다.

특히 양주(0.45%), 고양(0.25%), 동두천(0.00%), 용인(0.00%), 김포(0.00%) 등 한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던 지역의 전세가격이 오르거나 보합세를 나타냈다.

단지별로는 강남구 도곡동의 '도곡 렉슬' 아파트 111㎡의 전세가격은 지난해 말 5억원 초반대 였지만 현재는 6억원에도 물건을 구하기 힘들다.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의 '원마을 5단지' 128㎡도 지난해 말 2억5000만원 정도면 전세를 구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3억5000만~6000만원은 줘야한다.

올 초 입주 물량이 쏟아지며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이던 용인지역에서도 전세가격이 강세로 돌아섰다.

이달 초 입주를 시작한 용인 수지구 성복동의 '성복 자이2차' 아파트 130㎡의 전세가격은 한달 전만해도 1억5000만~1억60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1억7000만~1억8000만원으로 짧은 시간에 2000만원이 올랐다.

용인 수지구의 동천태양 공인중개 박찬식 대표는 "최근 신규 입주 단지를 중심으로 용인 지역 전세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음달 부터는 입주 물량도 거의 없어 향후 전세가격 오름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세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결국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지난달 말 기준 44.6%로 지난 2007년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이 올라가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 2001년 12월 전세가율이 66.4%까지 치솟으며 다음해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됐다.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최근 수도권 전세가격의 상승세는 매매시장의 부진으로 인한 전세수요 증가, 보금자리주택 청약자격 유지수요, 가을 이사철 등 여러가지 원인 때문"이라며 "전세가격이 너무 오르면 결국 내집 마련 수요가 늘게 되는데 내년에는 입주 물량도 전국적으로 18만 가구에 불과해 공급이 부족해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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