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부동산 거래 자체가 없다보니 대출문의도 뜸한 게 현실이다."(김현수 농협 목동지점장)
2일 오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목동역지점의 주택담보대출 창구는 한산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을 폐지해 대출을 실시한 첫날이었지만 방문고객은 커녕 전화로 대출을 문의하는 고객도 거의 없었다.
이날 오전 농협 목동지점의 영업시간 동안 주택담보대출 관련 문의전화는 단 한건. 이마저도 DTI 적용 폐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 기존 대출 고객이 금리전환을 하며 추가대출을 받을 수 있냐는 문의전화였다. 기존 대출 고객은 DTI 폐지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은행 측은 하반기 부동산 가격이 불투명해 고객들이 대출을 섣불리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태용 농협중앙회 목동역지점 차장은 "DTI 적용이 폐지됐더라도 집 값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심리 때문에 지금 당장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이 관건으로 추석 이후가 되어서야 DTI 폐지 조치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 차장은 "고객들이 현재 부동산 시장을 비롯해 DTI 폐지에 따른 금융권 반응을 관망하고 있는 단계"라며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골고루 들어 볼 수 있는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대출문의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DTI 산정과 관련한 소득증빙 면제대상을 대출한도 5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로 확대한 조치에 대해 고객들의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농협 관계자는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소액 대출의 범위가 늘어나고 대출 절차도 간소화됨에 따라 이에 대한 문의전화는 규제완화 발표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이번 DTI 폐지 적용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의 심사관련 지침서를 따로 만들어 놓지 않았다. 자율적으로 심사기준을 정할 수 있지만 기존 신용대출에서 적용되는 신용등급이나 소득수준 등의 기준만으로도 충분히 대출 부적격자를 걸러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실제로 대출상담을 맡고 있는 농협의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심사에서는 기존 대출 연체기록이 중요한데, 이는 신용등급을 조회하면 얼마든지 파악이 가능한 일"이라며 "이미 언론에서 보도된 대로 신용등급이나 소득수준에 따라 대출 심사를 해야지 또 다른 기준이 추가될 경우 고객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ommoyd@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