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한 내부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과 유럽연합(EU)간 FTA 가서명이 이뤄짐에 따라 미국내 한미FTA 조기 비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다음달 방한도 한미FTA 비준에 대한 논의에 불을 지피고 있다.
미국의 통상전문지 '인사이드 유에스(US) 트레이드'는 최근호에서 "수개월 전에 비해 한미 FTA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이 증가한 것은 명확하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잡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달 아시아 방문과 한EU FTA 체결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한국 순방 때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비준 처리 문제를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지난 15일 한미 FTA 문제를 놓고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측통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FTA 비준안을 처리하기 전에 한국과 해소하고자 하는 미국의 우려를 논의하기 위한 협상을 지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측통들은 건강보험 개혁 등 미국 내 정치 상황이 변한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순방 기간에 통상 문제를 부각시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잡지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통상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지만 현 상태에서는 어떤 진전도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는데 집중하는 기존의 입장에서 더 나아가지 않는 결정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을 미 무역대표부(USTR)가 전략적으로 이용할 경우 FTA를 어떤 식으로 처리할지에 대한 백악관의 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또 미국 업계도 한EU FTA가 미국의 수출에 어떤 불이익을 주는지를 강조함으로써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위해 한EU FTA 체결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