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버릇 남주나"…월가 탐욕 되살아난다

2009-10-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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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투자 관행 부활 '금융위기 교훈 잊었나' 자성론 고개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 월가의 '탐욕'이 되살아나고 있다.

CNN머니는 27일(현지시간) "월가가 다시 리스크 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지속력을 장담할 수 없는 과도한 주가 상승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증시 상승은 금융주가 주도하고 있다. 정보기술(IT)주와 브라질,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증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상품시장에서도 과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종목들의 주가가 너무 빨리 과도하게 올랐다는 점이다. 금융주만 해도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기대 이하의 실적으로 거품 논란을 빚고 있다. 공적자금을 상환하지 못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등 '대마불사' 은행들의 부실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급등하고 있는 기술주 가운데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깡통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최근 금융주와 기술주의 랠리가 위험 자산 선호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신호라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GMO의 제러미 그랜덤 수석 투자전략가는 "너무 쉽게 리스크를 감수하다 위험에 빠지면서 경험한 쓰라린 투자 교훈이 생각만큼 오래 가지 않고 있다"며 "위험을 무릅쓴 투자 관행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기세력과 쏠림현상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잘못을 반성하지 않은 채 어리석은 일을 되풀이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 올슐래저 오크어소시에이츠 펀드매니저는 "10개월 전에는 모두가 리스크를 회피했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이전보다 더 큰 리스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 투자 관행이 되살아난 데는 저금리 기조를 이어온 미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부양의 일환으로 근 1년째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에 묶어뒀다.

올슐래저는 "초저금리 기조는 단기적으로 경제를 본 궤도에 올려놓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거품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분간 주가 폭락 사태는 빚어지지 않겠지만 주식 투자로 최근 이익을 냈다면 이젠 시장에서 빠져나오라고 강조했다.

반면 그랜덤은 주가가 15~20%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위험성이 큰 주식을 팔고 우량주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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