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우리나라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가 은퇴 시점에 접어드는 시기다. 이에 따라 이들의 퇴직자금을 선점하기 위한 보험사 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즉시연금 상품은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비과세 혜택 등을 누릴 수 있어 은퇴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의 즉시연금 상품이 매월 1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한꺼번에 납입한 후 죽을 때까지 연금 형태로 나눠 받을 수 있는 연금보험 상품이다.
삼성생명의 '파워즉시연금보험'은 '순수종신연금형'과 '상속연금형' 등의 2가지로 판매된다. 순수종신연금형은 피보험자가 사망할 때까지 매월 생활비 형태로 보험금을 받게 되며 최장 30년의 보증기간 내에 사망할 경우 나머지 연금은 가족이 받을 수 있다.
보증기간이 끝난 후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남겨진 배우자가 연금액의 70%를 받게 된다.
상속연금형은 보증기간이 끝날 때까지 피보험자가 생존할 경우 원금을 만기보험금 형태로 지급한다. 연금 지급 도중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계약이 종료된다.
교보생명의 '바로받는연금보험'은 '종신연금형', '확정연금형', '상속연금형' 등 연금 설계를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올 상반기(2009년 4~9월)에만 876억원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월 평균 146억원 수준이다.
종신연금형을 선택하면 피보험사 사망 시까지 원리금을 나눠 받게 된다. 피보험자가 조기에 사망해도 보증기간(12년, 20년) 내에는 연금이 계속 지급된다.
상속연금형은 이자로 연금을 받다가 피보험자가 사망하는 시점의 적립액 및 원금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 확정연금형은 기간이 짧을수록 연금액이 늘어난다.
'리치바로연금'을 판매 중인 대한생명도 매월 100억원 이상의 납입보험료 실적을 올리고 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은퇴가 임박한 최고경영자(CEO)나 목돈을 보유한 부유층에게 인기가 높다"며 "5~10억원을 한 번에 납입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즉시연금은 연금 지급이 개시되면 해약이 불가능해 상속 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의 불화를 막을 수 있다. 또 즉시연금에 가입한 후 10년이 종합과세 제외 대상으로 분류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중금리가 하락해도 최저 보장이율을 적용해 일정 수준 이하로 이율이 떨어지지 않는 안정장치를 갖추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즉시연금은 주로 거액의 자산을 보유한 VIP 고객들을 중심으로 판매돼 왔지만 최근에는 은퇴를 앞둔 직장인들의 노후자금 운용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보험사들도 이 같은 영업 전략으로 판매 실적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