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증시가 '트럼프 2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연초부터 힘을 못 쓰고 있는 가운데, 올해 홍콩 증시 상승폭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UBS는 홍콩 항셍지수가 올해 한자릿수 퍼센트 범위 안에서 상승하면서 연말까지 2만선을 간신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장 마감가 1만9279.84에서 3.7% 상승한 수준이다.
또한 UBS는 항셍지수의 위험 프리미엄을 6%에서 8%로 향상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는 있지만, 지정학적·경제적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앵거스 찬 UBS 전략가는 "이번 전망은 예측할 수 없는 금리 인하 속도와 특히 미국과의 지속적인 지정학적 긴장에 대한 우려, 중국 정부의 부양책 효과에 대한 의문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홍콩 증시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침체·내수 둔화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작년 9월부터 강력한 경기 부양 신호를 보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작년 한해 약 18% 상승하며 4년 연속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관세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들어 전날까지 항셍지수는 3.3% 하락했다. 중국 본토 증시 역시 올해 첫 거래일인 2일에 주요 지수 모두 2~3%대 급락하며 2016년 이래 가장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찬 전략가는 "트럼프가 예고한 '중국산 제품 관세 60%'가 올해 3분기부터 단계적으로 부과될 것"이라면서 "내년까지 중국 수출 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