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 금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 1965년 해외건설 수주를 시작한 이후 59년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254개 해외건설 기업이 101개국에서 371억1000만달러(605건)를 수주했다고 9일 밝혔다. 정부가 목표치로 잡은 연간 수주액 400억달러를 넘지는 못했으나, 2015년에 461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대치다. 연간 수주액은 2020년(351억3000만달러)부터 5년 연속 300억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중동에 이어 아시아(19.2%), 유럽(13.6%)에서의 수주 비중이 높았다. 유럽 수주액은 1년 새 140%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수주가 119억달러(32.1%)로 가장 많았고 카타르(47억5000만달러·12.8%), 미국(37억4000만달러·10.1%)이 뒤를 이었다.
공사 종류별로 보면 산업설비 공사가 전체 수주액의 65.5%, 건축이 14.1%, 용역은 10.3%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특히 투자개발사업 수주(51억7000만달러)가 2023년 14억6000만달러에서 1년 새 3.5배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체 수주액의 13.9%를 차지했다. 투자개발사업 수주 비중이 10%대로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누적 수주액 1조달러 돌파는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건설이 세 번째다. 그동안 해외건설 수주액을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17.7%로 가장 많았다. 아랍에미리트(8.4%), 쿠웨이트(4.9%)까지 더하면 중동 3개국이 31%를 차지했다. 중동 국가 다음으로는 싱가포르(4.8%)와 베트남(4.8%) 수주액이 많았다.
기업별로는 현대건설의 누적 수주액이 14.5%를 차지했다. 삼성물산(9.2%), 삼성E&A(9.0%), 현대엔지니어링(7.3%), GS건설(7.1%)이 뒤를 이었다.
단일 기준 역대 최대 해외 공사는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이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이 따낸 첫 해외 원전 사업으로, 총 공사비가 191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국내 기업들을 적극 지원해 K-도시와 K-철도 수출, 투자개발사업을 통한 해외건설 2조 달러 시대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