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또다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맞춤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이 11% 넘게 폭등하고, 테슬라는 6% 넘게 급등하는 등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 지수도 2% 넘게 올랐다. 이번 주 진행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0.58포인트(0.25%) 내린 4만3717.4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장보다 22.99포인트(0.38%) 오른 6074.08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247.17포인트(1.24%) 뛴 2만173.89에 장을 마감했다.
브로드컴과 엔비디아의 엇갈린 주가는 브로드컴이 AI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컴은 지난 12일 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대형 클라우드 기업 3곳과 AI 칩을 개발 중”이라며 “향후 3년간 AI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구글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의 바이트댄스로 알려졌다.
앞서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브로드컴과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섰다고 보도했으며, 지난 10월에는 오픈AI가 브로드컴와 자체 AI 칩을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빅테크가 브로드컴과 함께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대형 기술기업인 빅테크의 주식도 올랐다. 테슬라는 이날도 6.14% 뛰었다. 알파벳은 3.54% 이상 상승했고 아마존도 2% 이상 뛰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주요 후원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부상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6일 이후 이날까지 주가 상승 폭은 84%에 달한다. 미 금융 매체 배런스 등에 따르면 테슬라 분석가로 유명한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전날 보고서에서 테슬라 목표주가를 종전 400달러에서 515달러로 상향했다.
이번 주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술주 중심으로 증시를 밀어올렸다. 시장은 연준이 17~18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5.4% 반영 중이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4.6%다.
FOMC 회의를 앞두고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월가에선 내년부터 금리인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프리덤캐피털마켓츠의 제이 우즈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연준의 9월 첫 금리인하 이후 실업률은 안정됐으나 물가상승률 수치는 반대로 약간씩 상승했다”며 “사실 금리인하가 시작된 후 매달 상승했는데 이게 새로운 추세의 시작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