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등 대화형 AI가 주는 충격은 신선한 감동이다. 무엇이든 대화로 주문하면 즉시 대답이 온다. 그 대답이 매력적이며 흥미를 돋우니 금상첨화이다. ChatGPT 등 대화형 AI(이하 ChatGPT)는 확실히 정보화시대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것 같다. 보통사람으로서 받아들이는 강도는 이제 정보화시대를 넘어서서 인공지능(AI) 시대를 힘차게 열어가는 게 아닌가 한다. 몇 년 전 공공기관에서 일할 때 챗봇은 가장 기본적인 민원사항을 안내하는 정도였다. 불과 3년 사이 ChatGPT 등까지 개발돼 인간이 할 수 있는 문서작업의 대부분을 채울 정도가 된 것이다. 경탄과 조바심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경탄은 유용성에 대한 기대감이며, 조바심은 인간영역의 한계와 데이터의 균형성에 대한 경계이다.
필자는 최근 정책토론회에서 ChatGPT 등 AI에 관한 담론을 할 수 있었다. 첨단연구기법에 정통한 모 대학교 명예교수는 ChatGPT를 통해 공공정책의 골격을 세울 수 있다며 ChatGPT의 활용법 등을 열심히 설명했다. 자치단체장들은 ChatGPT가 즉석에서 제시하는 정책안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고위정책담당자는 AI의 활용 가능성과 그 한계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필자가 ‘마한 소도제’에 대한 글을 쓴 바가 있다고 하니 그 명예교수는 ChatGPT와 대화하며 칠언시로 ‘마한 소도제’를 묘사해달라고 주문했다. ChatGPT는 곧 바로 멋진 칠언율시를 지어냈다. 그 내용이 필자가 그린 ‘마한 소도제’의 취지와 정경에 상당 부분 부합했다.
“이춘구 칼럼니스트의 「황룡이 나니 황학이 깃드네」는 전주의 역사적, 문화적 자원을 활용한 황학제를 중심으로 동네축제가 가진 가치를 조명하며, 이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전통을 기반으로 한 황학제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선다. 이는 전주의 뿌리 깊은 역사와 인문학적 자산을 오늘날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여, 지역의 정체성을 문화관광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후백제 태조 진훤대왕과 조선 태조 이성계라는 두 역사적 인물은 각각 황룡과 황학으로 상징화되어 전주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매개로 사용된다. 특히, 축제 이름과 부제로 설정된 「황룡이 나니 황학이 깃드네」는 전통적 설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탁월한 표현이다. 이는 전주의 지리적, 역사적 상징성을 통해 천명(天命)과 혁신(革新)의 철학을 담고 있으며, 이는 "여민정개(與民正開)"라는 공동체적 가치를 통해 구체화된다. 축제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안무는 기승전결의 서사구조를 지향하며, 단순한 연출을 넘어 역사의 맥락과 스토리를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데 주력한다.”
ChatGPT는 이에 덧붙여 「황룡이 나니 황학이 깃드네」를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칠언시를 지어서 보여 주었다.
제1절: 黃龍騰雲應天命(황룡등운응천명) 仁義流芳萬古傳(인의류방만고전)
황룡이 하늘로 올라 천명을 받아, 어질고 의로운 향기가 만대에 퍼진다.
제2절: 眞勳百姓迎大業(진훈백성영대업) 鶴飛嶺頂風雲會(학비영정풍운회)
진훤대왕은 백성들의 환영 속에서 대업을 이루고, 황학은 봉우리 위에서 날아오르며 하늘의 기운을 불러 모은다. *眞勳이 아니라 甄萱
제3절: 麗末艱危夢金尺(여말간위몽금척) 龍鳴赤地國昌新(용명적지국창신)
고려의 위기 속에서 금척의 꿈을 꾸고, 붉은 땅에서 새로운 조선을 여는 울음이 들려온다.
제4절: 鶴舞萬民祝康福(학무만민축강복) 長生久安祈無窮(장생구안기무궁)
학은 백성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하며 춤추고, 그 기원은 끝없이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칠언율시에 대해서는 일부 오류가 있고 기계적이라는 평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역사적 사실을 현장에서 느끼는 소회와 기원이 약하게 표현된 것 같다. 이 부분은 조금 더 자세하게 대화하며 풀 수 있을 것 같다. 대학가에서는 ChatGPT 등 AI가 작성한 리포트를 가려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데이터의 부족이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성과 특정 이데올로기를 추종하지 않는 공정성 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ChatGPT는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을 말한다. ChatGPT는 대화자의 질문에 답변하며 영감을 발견하게 하고 보다 생산적이 되도록 돕는다. ChatGPT는 또한 글을 쓰고 학습하며 두뇌훈련 등을 돕는 역할을 한다. ChatGPT는 개발사인 오픈AI가 2022년 12월 1일 테스트 버전을 공개한 이후 40일 만에 1,500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이용자 증가세가 폭발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수십억~100억 달러(약 12조 3,500억원)를 투자한다.
2016년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이뤄졌던 ‘이세돌과 알파고 간 바둑 대결’은 큰 충격이었다. AI 돌풍은 경향 각지에서 현대인이 겪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며칠 사이에 겪은 에피소드는 이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ChatGPT AI를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인간이 ChatGPT AI에 끌려가는 존재가 아니라 주인이 되도록 하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이춘구 필자 주요 약력
△전 KBS 보도본부 기자△국민연금공단 감사△전 한국감사협회 부회장△전 한러대화(KRD) 언론사회분과위원회 위원△전 전라북도국제교류센터 전문 자문위원△전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부회장